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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는 것이 아니라 더하는 것이다.

토마토 파스타

by 김호준

토마토 파스타

요리가 취미인 필자도 토마토 파스타와 같은 음식을 할 때면, 시판 소스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음식을 하기에 너무 편한 세상이니까 말이다. 토마토소스라고 해서 토마토만 들어있는 것도 아니고 올리브, 양파, 마늘 같은 것들이 들어있어 소스만 넣더라도 제법 맛은 난다. 하지만 삶은 면에 소스만 부으면 되는 토마토소스일지라도 부족한 면은 있기 마련이다. 시판 소스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입맛을 고려하여 최대한 평범한 맛을 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시판 소스에서 부족한 맛들을 다른 재료들로 채운다. 예를 들면, 토마토의 식감과 맛을 추가하기 위해 방울토마토를 넣는다거나, 소스로는 아쉬운 다양한 향을 내기 위해 바질과 오레가노를 추가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자신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재료들을 추가하면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는 시판 소스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나만의 요리가 탄생한다.

요리라는 것이 참 재미 있는 게 더하는 것은 쉽지만 빼는 것은 어렵다. 시판 소스의 경우 소스 자체에 간도 되어있고, 마늘, 양파 그리고 올리브 같은 것이 들어있어 나의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이미 들어있는 재료를 뺄 수가 없다. 양파 향이 싫다면 다른 것을 넣어 양파 향을 중화시킨다거나, 간이 짜다면, 설탕을 넣거나, 물을 넣어 간을 다시 맞추어야 한다. 이미 들어간 소금은 뺄 수 없으니 말이다. 이처럼 우리에게 발생하는 대부분의 일들은 무언가를 빼는 것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더하는 것으로 해결해야 한다.


어떠한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는 빼는 것이 아니라 더해야 해결할 수 있다.


좋지 않은 일은 일어나지 않으면 제일 좋겠지만 그럴 수가 없고, 이미 일어난 일은 일어나지 않았던 일로 취급할 수 없다. 시간을 돌리거나 기억을 지울 수가 없으니, 요리와 마친가지로 빼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더해서 해결해야 한다.


"인생은 고통이다."라는 말로 유명한 쇼펜하우어는 지금에야 그와 관련된 자기 계발서 등이 많이 나와서 그런지 부정적인 인식은 조금 없어졌지만, 과거 쇼펜하우어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가 굉장히 염세주의적이고 허무주의적인 사고를 하는 철학자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만일 그가 염세주의적이고 허무주의적이기만 했다면, 그가 이렇게까지 유명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필자가 말하는 빼기가 아닌 더 하기라는 것은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있다.


쇼펜하우어의 말에 의하면,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주적 의지로 발생하는 필연적인 것이라고 한다.


우리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좋은 일은 물론 안 좋은 일 역시 우리의 의지가 아닌 우주적 의지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기뻐할 필요도 그렇게 슬퍼할 필요도 없다고 한다. 우리의 인생은 고통과 같고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은 필연적인 것이기 때문에 안 좋은 일을 빼는 것이 아닌 고통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자세를 무언가를 더 해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어떠한 일을 겪었을 때 똑같은 일을 겪더라도 내적으로 강인한 사람만이 고통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한다. 대부분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지나고 나면 별 문제가 아니었던 것들 말이다. 그때는 너무 힘들고 너무 화났던 일이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별게 아니었던 것들 말이다. 이는 곧 내적으로 나약한 사람과 내적으로 강인한 사람이 서로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어떠한 일이 끊임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통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위해서 내적으로 강인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내적으로 강인한 사람이란, 명량한 사람 쉽게 말해 밝고 긍정적 사람인 것이다.


내적으로 강인한 사람 즉, 밝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할 것이다. 물질적 풍요, 환경, 그리고 성격 등이 있을 것인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격이며,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내적으로 충만한 상태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내적으로 충만한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으로 몇 가지를 이야기한다. 예술 작품을 보는 것 자연 풍경을 보는 것 등인데 이것들은 내적으로 감정이 동하는 것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내적으로 감정이 동하는 것 감탄을 할 수 있는 것 경외할 수 있는 활동들을 하다 보면 내적으로 충만하게 강인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무조건적으로 자연풍경을 보아야 한다던가 예술 작품을 보아야 한다라기보다는 당신의 마음을 동하게 만드는 모든 행위가 이것 일 것이다.


고로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고 해서 우울해하고 자책하기보다는 항상 내적으로 좀 더 충만할 수 있도록, 자신의 가슴에 하나하나 더해가며 충만하게 만들기를 권한다. 물론, 이런 것들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필자는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그 생각이 오랫동안 기억이 나는 편이다. 그래서 잠도 잘 못 자고 일상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문뜩문뜩 떠올라 힘들어하는 편이다. 하지만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내 취향에 맞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 빼지 않고 더하는 것처럼, 내가 원하는 인생을 만들기 위해서 간을 맞추는 작업을 해야 한다.

몇 개월 전 유튜브를 보다가 어떤 외국인 여성이 나와서 흙이 담긴 물컵을 보여주며, 인생은 이런 것이다. 흙을 빼기 위해 물컵을 휘젓다 보면 흙탕물이 된다. 그래서 흙을 빼는 게 아니라 깨끗한 물을 새로 채우는 것이 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방법이라며, 안 좋은 일을 잊으려 애쓰기보다는 좋은 일을 더 많이 만드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인생이 힘들다면 힘든 일을 빼내기 위해 이렇게 저렇게 휘젓기보다는 인생이 짜다면, 달달한 일을 만들어 짠맛을 잡고, 인생이 싱겁다면, 짭짤한 일을 만들어 간을 맞춰보는 시도를 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필자는 물론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더하는 삶에 대해 생각 해보면서 좀 더 밝고 긍정적인 삶을 만들어 가기를 응원한다.


오늘 저녁은 빼는 것이 아닌 더 하는 것으로 완성하는 시판 토마토소스를 활용한 토마토 파스타는 어떤지 추천한다.



재료

토마토소스, 스파게티 면, 올리브유, 케첩, 파슬리 가루, 방울토마토 5~6개, 마늘 3~4개, 페페론치노 2~3개, 바질 5~7장, 파마산 치즈, 소금, 후추, 바질럽, 오레가노럽


조리 방법

1. 냄비에 스파게티 면을 삶을 물에 소금을 넣어 간을 하고 끓인다.

2. 물이 끓으면 먹을 만큼의 스파게티 면을 넣고 삶는다.

3. 면이 익는 동안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적당한 두께로 썬 마늘, 다진 페페론치노, 파슬리 가루를 넣고 약불로 천천히 볶는다.

4. 마늘 향이 은은하게 나기 시작하면, 반으로 가른 방울토마토와 절반 정도 익은 스파게티 면을 팬에 넣고 면수를 2 국자 넣은 후 쌘 불에 볶는다. *이때 스파게티 면을 볶으면서 익힌 다는 생각으로 면수가 없어지면 추가하며 볶는다.

5. 면이 다 익으면, 토마토소스, 케첩 1큰술, 바질럽 오레가노럽을 넣고 볶는다.

6. 면에 소스가 충분히 베었다는 느낌이 들면 그릇에 옮겨 담고 바질과 파마산 치즈 가루를 뿌려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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