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 끝에 樂을 꿈꾼다.
어제도 단기알바를 갔다 왔다.
최근 4달 전부터 새로운 일을 아니 알바를 시작했다.
친구가 앱을 깔고 하는 알바가 있다고 알려줬다.
앱을 깔았다. 한 달 반 정도는 앱은 조용히 그냥 있었다.
일상이 재미없고, 비슷비슷한 일들로 채워져서 이게 '무기력'일까?
밤에 깊은 잠도 잘 못 자고 아무튼 갱년기 증상의 하나 일거다 나름 진단을
내렸다. 절에 다니는 것도 익숙해져서 살짝 흥미가 없어지고 있었다.
설치한 앱에 들어가서 시키는 대로 하나씩 하나씩 눌렀다. 3월 24일 업무 신청을 했다.
전날 모르는 핸드폰 번호였지만 통화를 눌렀다. 알바 신청한 곳이었다. 내일 나오면
된다고 말했다. 앱으로 신청해서 단기 알바를 할 수 있는 신기한 세상을 처음 경험했다.
통근 버스를 타면서 QR코드를 갖다 대었다. 난 첫날이라 통과했다. 나의 핸드폰은 전화
통화, 사진 찍기, 검색 등 몇 가지 쓰질 않는다. 한마디로 핸드폰을 잘 다룰 줄 모른다.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기 딱 적당한 일이라고 딸이 언급했지만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하느라 태어나서 네 번째로 혼줄이 났다.
알바를 갔다 온 후기가 궁금하다면서 다음날 친구를 만나자고 했다. 세상 신기한 경험담을
하고 왔으니 정보를 공유했다. 아니 힘듦을 틀어 놓으면서 이야기를 솓았다. 8층 건물까지
버스를 타고 갔다. 학생들처럼 줄을 서서 이동을 했다. 젊은 사람들이 아주 많이 있었다.
'저기요'하고 모르는 것을 뭐든지 묻고 또 물었다. 운동장을 23바퀴 정도 돌았던 것 같았다.
PDF단말기를 들고 사진과 동일한 물건을 바구니에 담으면 '성공'이란 단어가 나오는 '출고'를 했었다.
수학 문제를 푸는 것 마냥 단말기에 떠 있는 위치로 이동하고 바코드를 찍고 개수 확인하면 끝났다.
문제는 가까운 곳도 있지만 끝과 끝을 오가는 것이 장난이 아니었다. 사정없이 걸어가서 찾고 담고
이런 단순한 업무를 수행했다. 딸의 말이 더욱 실감이 났다. 단순한 업무에 집중하다 보면 무기력이
걱정을 할 틈이 없었다. 허리를 굽혔다 폈다를 어느 정도하고 나면 점심시간이었다. 어느 날은 층
이동을 해서 일을 하다가 퇴근 시간이 되었는데도 나가는 출구를 못 찾아서 두 바퀴를 헤매고 있었는데
관리자가 와서 알려줬다. 집에도 못 가 줄 정신은 혼미 상태였다.
단기 알바를 갔다 왔다는 사실을 입을 다물고 있지를 못하는 터라 만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다.
그러면 '그 힘든 일을'이라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나도 한 번 가볼까' 하는 반응도 있었다.
가족들의 반응이 더 재미있었다. 아들과 시어머니는 힘든 일을 하지 말라는 '염려'섞인 다정함이었다.
남편은 그야말로 남이었다. '오늘은 안 갔다 왔냐?'라고 말하질 않나, 자주 가라고 안전화랑,허리에
거는 선풍기를 사다 주면서 재밌다고 부추겼다.
"어제 갔다 왔으니 시원한 9월에 갈거야"
"당신 덕분에 여지껏 힘든 일을 안 하고 살았더라"
주말 아침에 밥을 먹으며 고백을 했는데도 아내의 고생을 적극 장려하는 심리는 무슨 얄궂은 심보일까?
"언니! 알바비로 맛있는 것 살게"
"힘들게 번 돈으로 뭐 하러"
알바를 하고 온 이야기를 맞장구를 치면서 말을 잘 들어준 보답을 했다. 돈보다 내 이야기를 시간 내서
들어준 지인이 훨씬 소중하다. 지금부터 '남의 돈 벌기가 어디 쉽나', '대기업이 쉽게 돈을 주나'라는
말은 머릿속에서 삭제하기로 했다.
한 달 정도는 신기한 일을 하는 맛에 길들여졌다. 내가 가지고 있는 커다란 무기가 여러 개 있다.
그중에서 호기심과 꾸준함, 강한 적응력 있다. 알바를 갔다 오고 나서는 하루 정도를 피곤했다.
몸살 약을 먹거나 생협 쌍화차를 마시면서 이겼다. 꾸준히 요가를 한 덕분에 지치지 않고
신선한 자극으로 여겨졌다. 힘든 일을 하고 와서 쉬운 집안일을 하면 더 활력이 넘쳤다. 카페에
가서 글을 쓰는 일이 쉬운 일이 되었다. 허리를 굽혔다 폈다를 반복하고 수레를 밀다가 부딪혀서
여기 팔다리에시퍼런 멍이 들었다. 저혈압처럼 머리가 어질 하는 순간을 거쳤다. 폭염 경보 속에서
땀으로 샤워를하고 숨이 멈출 듯한 열기를 체험했다. 업무 신청을 '왜 했을까' 자체 원망을 해가면서
몸으로 체득한 공부였다. 그래서 극과 극을 오가면서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땀 흘리고 바로 샤워를 할 수 있는 집안 일이 쉽다는 것,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셔 가면서
글을 쓰는 것, 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두 개 살 것을 하나 사게 되었다. 극한 알바를 하면서 이제야
알게 된 커다란 '일상진실'이다. 극한 알바가 주는 매력은 또 한 가지 더 있다. 돈도 벌고, 수행도 하고, 새로운 세상살이도 하고, 걱정 근심은 잠시 내려두지, 운동량이 많아 꿀잠과 다이어트는 따라왔다. 제일 중요한 것은
힘듦을 견디고 왔다는 뿌듯함과 성취감이었다. 절대로 신청을 말아야지 했다가, 어느 사이 '업무 신청'을 누르고 있는 마력에 빠졌을 수도 있다. 현재를 단단히 디디고 살아간다.
퇴근을 하면서 버스에서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