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상한 두 마음 1

혼자서 잘하기

by 김형록

아들을….

씻겨 주면서 이제 혼자 씻는 법을 가르쳐 준다.

양치해 주면서 이제 혼자 양치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

로션을 발라 주면서 이제 혼자 로션 바르는 법을 가르쳐 준다.

머리를 말려주면서 이제 혼자 머리 말리는 법을 가르쳐 준다.

가방 메는 것을 도와주면서 이제 혼자 가방 메는 법을 가르쳐 준다.

옷을 입혀 주면서 이제 혼자 옷 입는 법을 가르쳐 준다.

길을 건너게 도와주면서 이제 혼자 길 건너는 법을 가르쳐 준다.

그럼, 아들이 이제 혼자 해 보려고 어설픈 몸짓으로 낑낑거리며 다 해 본다.

잘못하면 아직은 아기 같아 귀엽고 내가 필요한 거 같아 얼른 도와준다.


근데, 아들이 혼자 의젓하게 잘하면 듬직하고 좋아야 하는데 더 사랑해 주고 싶은데 벌써 커 버린 거 같아 내 손이 벌써 필요 없게 된 거 같아 “어? 혼자 하네?” 한다.


* “세상이 험난해요, 얼른 자라서 혼자서 잘해야지” “내 사랑, 걱정하지 마라. 아빠가 다 해 주마” 이 두 마음이 같이 가고 있었다. 사랑이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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