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지 못하는 사랑
조그마한 나솔이는 맨날 나웅이 형아가 두발자전거 타고 씽씽 달리는 걸 보고 부러워한다. 보기가 안타까워 나솔이도 두발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나솔이 네발자전거의 보조 바퀴 2개를 과감하게 떼어내고 두발 자전거로 타는 법을 가르쳐주고 뒤에서 잡아주었다. 뒤에서 손을 놓으면 자꾸 넘어가길래 도저히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두발자전거 타면 낼 수 있는 속도를 유지해 주면서 뒤에서 잡고 뛰어주었다. 나솔이는 신나는 표정과 신기한 표정 반반으로 아주 좋아했다. 그런데 형아처럼 멋있게 씽씽 달리고 싶은지 자꾸 뒤돌아보고 나한테 소리 지른다.
“아빠~ 놔! 놔! 놔~~ 이제 놔! 놔! 놔~~~”
근데, 놔줄 수가 없었다. 내 손을 떼는 순간, 나솔이가 아찔하게 넘어질 게 뻔하고 어느 부위 어떻게 다쳐서 어떻게 피가 날지 다 보이니 손을 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뒤에서 안 잡은 척하면서 꽉 잡고 죽어라 뛰는 수밖에…. 숨이 턱까지 차올라 더 이상 뛸 수가 없어 아내에게 부탁하고 주저앉았다. 운동장에 주저앉았지만 내 눈은 나솔이 다칠까 봐 나솔이에게 뗄 수가 없었다.
그런데 평상시 운동이라고는 안 하는 아내가 나보다 더 자전거를 꽉 잡고 뛰고 있었다. 나솔이는 “놔! 놔! 이제 놔~~” 소리 지르고 우린 끝까지 자전거를 잡은 그 손을 놓지 못하고 다리가 풀리고 땀범벅이 되어서야 그만하기로 하고 집에 돌아왔다.
차 안에서 나웅이는 두발자전거 타는 요령을 침이 튀도록 열변을 토하고 나솔이는 형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혼자 두발자전거를 타고 달려봐서 매우 잘 안다는 표정으로 으쓱했다.
우리 부부는 나솔이 넘어질까 봐 뒤에서 잡고 뛰느라 눈만 퀭~ 했다.
* 사랑하는 자여 ‘놔’라고 말하지 마라. 결코 놓지 못하는 것이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