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만나서 반가워
“ 안녕! 선생님은 너희들을 지켜 줄 풀잎 선생님이야”
만 2세 담당교사. 그리고 11명의 아이들.
그게 바로 저의 첫 공식적인 책임이었습니다.
물론 함께 해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셨지만
나눠지는 책임이 아닌 함께하는 책임이기에 더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7시 20분 첫 출근 후 첫번쩨 아이가 등원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8시 정각
보육실 호출 벨이 울리고 부모님과 작은 아이들이 뛰어들어왔습니다.
아이‘들’ 이었습니다. 2명이요.
누가봐도 쌍둥이라는 것을 알 정도로 똑같이 생겼지만
다른 성별이었습니다.
저를 본 여자아이가
“어? 새로운 선생님이다!”
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저보다 더 능숙하게 일과를 시작하였습니다.
규칙적이고 안정적으로.
양말을 벗고 서랍 안에 쏙쏙 넣은 뒤
화장실로 달려가 손을 씻었습니다.
아버님도 익숙하신 듯 터프하게
“자 손 씻으러 가”
라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떤 행동을 취해야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혔습니다.
어느새 아이들은 손을 씻고, 부모님에게 달려갔습니다.
아버님은 아이들을 하늘 높이 던지며
“자 5번 태워주고 빠빠이 하는거야”
라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
.
.
“우와~~ 진짜 높다~!”
진짜 높다.. 제가 처음 건넨(?) 말이었습니다.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아이들보다 더 적응 못하는 교사는 정말 무능 그 자체였으니까요.
그때
남자아이가
“아니야! 아직 부족해~~”
라고 이야기 하며
가려고 하는 아버님의 다리를 붙잡았습니다.
정말 서럽게 울면서 말입니다.
저는 이때다 싶어
“안녕~ 아빠랑 헤어지기 어렵지.. 그런데~ 선생님 이름 궁금하지 않아?”
라고 물었습니다.
아이는 눈물이 가득찬 눈으로 저를 쳐다봤습니다.
저는
“궁금하지! 알려줄게 이리와봐! 선생님 이름 진짜 신기해~~”
라고 격양된 목소리로 이야기 하였습니다.
두 명의 아이는 어느새 제 무릎 위에 앉았고,
저의 신기할 것 없는 이름을 궁금해 했습니다.
저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아이들 귀에 제 이름을 속삭였습니다.
“선생님 이름은 풀잎이야~”
공기 반 소리 반으로 전달한 제 이름에
아이들은 꺄르르 웃었고
자신들의 이름도 제 귀에 속삭여 주었습니다.
난처해 하시던 아버님께서도 보육실 밖에서 눈으로 감사 인사를 전해 주신 후 안심한 채 자리를 옮기셨습니다.
제가 처음 새로이 느껴 본 뿌듯함과 즐거움이었습니다.
오로지 제 능력만으로 아이들을 웃게하였고
부모님에게 신뢰를 얻었다는 생각에
정말 순수한 행복감이 들었습니다.
이대로라면 능숙하고 친근한 담임교사로 1년이 순탄히 지나 갈 것만 같았습니다.
뒤이어 1명,, 2명,,,,, 11명의 아이들이 모두 첫 등원을 마쳤습니다.
저를 신기한 듯 쳐다보는 아이
등원 하자마자 제 손을 잡고 이름을 물어보는 아이
제 얼굴을 보고 우는 아이
맥락 없이 제 무릎 위에 앉는 아이
아무 말도 없이 놀이만 하는 아이
등등..
부모님, 아이들의 생김새는 물론이고 말투, 키, 성격 모든 것이 다 달랐습니다.
11명, 아니 저까지 12명의 한없는 차이의 힘이 저를 압도했습니다.
하루마다 펼쳐지는 끊임없는 에피소드 속 해결자이자 관찰자로서의 삶을 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