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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장

by 콜리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조금은 늦어지고,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으로 좌절할 뻔했던 1여 년 동안의 도쿄 생활은 저를 더 빨리 성숙하게 만들었습니다. 일본 생활에 익숙해지다 보니 한국에서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죠. 집, 학교, 아르바이트를 다니다 보니 바쁘게 일상을 보내기 시작했어요. 유학 생활의 첫 설렘은 사라졌지만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고, 점점 뚜렷해지는 목표와 쌓여가는 경험들이 하루하루를 더 열심히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죠.


지난 3개월 정도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면서 지내다 보니 어느새 새 학기가 시작되고 한 달이 지나가 있었습니다. 꽃의 계절 봄이 찾아왔습니다. 처음 일본에 왔었을 때의 계절이 다시 찾아오니 복잡하고 묘한 감정이 섞이면서 알 수 없는 동기부여로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조금 더 계획적이고 단단한 일상을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주일, 한 달, 일 년 단위로 계획을 세워갔어요. 지난 1년간의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 드디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오기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허투루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죠.


미용실 비용이 아까워서 자르지 못했던 더벅머리를 자르는 것을 시작으로 단정하게 외모부터 바꿔나가고 마음가짐을 정돈했어요. 많이 달라진 모습에 스스로도 어색하고 부끄럽기도 했지만 앓던 이를 뽑은 것처럼 시원했습니다. 주변에서도 칭찬을 해주셨죠. 그 해 여름, 중간 즈음을 넘어가고 더위가 꺾일 듯 말듯한 시기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어학교에서 진로에 대한 상담이 시작되었죠.


이미 대학 진학을 위해서 입시 준비반을 선택했고, 일본의 어학원은 2년이 마지막 졸업이기 때문에 조금 더 확실한 준비를 위해서는 전문학교로 진학하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어학원으로 입학도 고려했으나 이미 어학원을 졸업한 학생이라면 불가능했죠. 진로 문제가 보다 빨리 정해진 덕분에 전문학교 진학을 위한 서류 준비와 면접 준비를 조금 더 빨리 시작했습니다.


paris; 7th A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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