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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태어난 아이
시로 태어난 아이 2
by
선휘 BooKson
Jun 20. 2025
시로 태어난 아이 2
동이 틀 때까지
큰 수리부엉이는 너의 집 대추나무 가지에 앉아
너의 아침 기침 소리를 확인하고
경계의 숲으로 날아간다
너는 4살이 될 때까지 말을 하지 않고
너의 아빠는
저 놈은 누굴 닮아서... 우리 집안엔 벙어리가 없어!
너의 엄마는
아이 듣는데 무슨 말이에요!
너의 아빠는 방문을 걷어차며 나간다
동네 아이들은 널 보며 말도 못하는 바보라고 놀린다
너는 그럴 때마다 먼 산을 바라보고
잠시 후 참새 무리가 날아가다 똥질을 하면
아이들의 정수리에 정확히 박히고
녀석들은 급히 개울가로 달려간다
5살 생일에
엄마는 너에게 따뜻한 미역국을 끓여주고
생일 떡을 밥상에 내어 놓는다
너는 엄마의 눈동자를 깊이 바라보더니
세상에 나온 이후 첫 언어를 내어 놓는다
태양 중에 태양이야
엄마는 놀라 주저앉았고
너를 끌어안고 숨죽여 울었다
엄마는 산파가 해주었던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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