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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태어난 아이
시로 태어난 아이 4
by
선휘 BooKson
Jul 4. 2025
시로 태어난 아이 4
너는 바람이 흘리는 휘파람을 따라다니다
어느새 물레방앗간에 이른다
방앗간에서는
동네 아줌마와 떠돌이 엿장수가
깊은 밀회를 나누고
너는 방앗간 문을 확 열어 제낀다
아줌마는 외마디와 함께 치마를 급하게 몸에 둘렀고
엿장수는 바지를 추스렸다
조용히 날아온 송골매가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고
엿장수의 경동맥을 노려본다
엿장수는 너의 손을 잡고 개울가에 앉았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 거지?
시계추는 좌우로 규칙적으로 움직이고
아저씨 껀 앞뒤로 격렬하게 불규칙적으로 움직여요
참나, 말하지 않을 거지?
창피함이 아줌마를 죽일 거고
아저씬 날 죽일 거예요 그건 사랑이 아니에요
아이, 말 안할 거지?
엿은 입을 꼭 다물게 만들어요
엿장수는 말없이 너에게 호박엿을 한아름 안겨주었고
송골매는 소리 없이 하늘로 솟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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