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강

강 이야기 4

by 명재신

불의 강

- 강 이야기 4


노여워 마라

그 때는 우리가 제 정신이 아니었음에

네 어미 아비가 갖고 있는 기억들

어찌 지워지기를 기대할 수 있으랴


이제야 고백하건데

정말 미안하였노라고 대신 말하고 싶구나

사느라고, 살아 남느라고

우리 어미 아비들 또한 돌아보지를 못하였으리


하여 갚을 길 없어
저 불의 강을 보면서
얼마만큼 갚아야 할지를 가늠하노니

하는 데까지 해 보리라

가는 데까지 가 보리라


기다려 다오.


사이공강에 저녁놀이 내립니다. 불이 내리는 강이 덩달아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시첩노트>


함께 근무를 한 현지 직원 중에 한 여직원의 아버지는 한국군과의 전투에서 부상을 입고서

평생을 불편한 몸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사셨는데

그 딸은 한국으로 유학을 보내서 대학까지 졸업을 시키고 한국업체에서 근무를 하게 한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삼촌은 베트남 전쟁 때 전사를 했으면서도 그들은 한국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사돈의

나라라고까지 했습니다.

그들과 함께 일하면서 한번도 그들로부터 베트남전에서의 한국군의 이런저런 일들에 대해

언급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저 그들은 전쟁에서 이긴 것에 대해 미국을 상대로, 중국을 대상으로 한 싸움에서 이긴 것에

대한 대단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2025. 7. 7

쑥섬 돌부처

명재신 올림


월, 수, 토 연재
이전 03화밀물의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