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그배나무 Mar 08. 2022

근육계: 한방과 양방의 소통창구

한양방의 소통창구는 근육계이다

근골계질환은 양방과 잘 협진되는 영역이다. 삐었을 때 침 치료로 빠른 효과를 본다든지, 오래된 요통이 한약으로 치료되는 사례가 많다. 치료 중심의 한의학이 양방에서 인정될 수 있는 사례가 많을 뿐만 아니라 실험 연구를 통한 논문으로 입증이 되기 때문이다.



움직임의 요체, 근육

근육은 인체에서 가장 큰 조직으로 체중의 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골격근은 남성의 경우, 체중의 약 40%, 여성의 경우 약 32%를 차지하고 있으며, 평활근과 심장근은 총체중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사람은 600개 정도의 골격근이 있다. 눈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외양근은 겨우 수백 개정도의 근섬유로 이루어졌지만 힘센 다리 근육은 수십만 개의 근섬유로 이루어져 있다.


근육과 뼈를 연결해주는 것으로 건(腱, tendon)이 있다. 건을 잘 살펴보려면 손가락을 움직여보자. 손등에서 움직이는 것들이 바로 건(腱)이다.  이 건(腱)의 덕택에 손가락을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인체의 두 팔과 두 다리 그리고 몸통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근육이다.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작동장치는 신경계이다. 사람은 생존을 위해 움직인다. 움직임에는 근육이 관여한다. 음식을 먹기 위해 숟가락과 젓가락질할 때 손과 팔 근육이 움직인다. 

호흡도 그러하다. 숨을 마시고 내실 때마다 이루어지는 횡경막의 수축, 이완과 갈비뼈의 확장과 감소에도 흉곽의 근육이 관여하고 있다. 이처럼 생존을 위해 근육운동은 필수적이다. 몸통의 골격근뿐만 아니라 오장육부의 내장도 근육이 있다. 근육세포의 무늬가 달라서 내장 근육은 평활근(민무늬근), 골격근은 횡문근(가로무늬근)이라 한다. 심장근은 특이하게도 내장 근육이지만 평활근이라  아니라 횡문근이다.



근육, 생존에 필요하다

골격근의 수축을 통해 사지 몸통의 움직임을 조화롭게 하며 주위 환경에 적절한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이 움직임은 생존에 필수적인데, 음식을 입으로 가져간다거나 위험한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피하는 동작들이 있다.  겉에서 보이지 않은 몸속 환경에서도 근육들은 생존에 기여한다. 음식이 최종 소화되어 영양소로 흡수되기까지 과정에 근육 활동은 필수적이다. 입에서 인후까지는 모두 골격근이고 위장, 소장, 대장근육은 평활근이 참여하고 있다. 

숨 쉬는 호흡도 그렇다. 산소를 몸속으로 받아들이고 체내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호흡계의 근육들은 모두 골격근이다.  이 뿐만 아니다. 몸의 체온을 유지하는 주요한 열공급원은 골격근이 수축함으로써 얻어지는 체열에서 오는 것이다.


심장근의 수축과 이완을 통해 혈액이 온몸으로 돌아다니면서 영양분, 호르몬과 산소를 공급해준다. 소화계의 평활근은 입으로 들어온 음식물이 분쇄되어 죽의 형태로 혼합되고 작은 분자 단위로 흡수되는 일련의 운반과정에 기여하고 있다.


몸속의 내용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행위에도 관여한다. 음식물 찌꺼기 중 수분 노폐물은 소변으로 그렇지 않은 부분은 대변 형태로 배설한다. 출산 시 소중한 태아를 몸 밖으로 밀어내는 데에도 근육이 관여하는 것이다.


부위에 따른 근육

근육계는 골격근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편 내장에 있는 근육은 인체의 다른 체계를 구성하는 장기의 일부분으로 본다.  즉 심장근은 심장에만 존재하는데  횡문근으로 순환계의 일부로 본다.  그 외의 내장 근육은 평활근인데 순환계의 혈관, 비뇨계의 방광, 호흡계의 기관지, 소화계의 위장이나 소대장, 생식계의 자궁과 정관에 있다.  속이 빈 장기와 관의 벽에 존재한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근육계 질환 

인체의 내부, 외부의 모든 움직임은 근육운동으로 이루어진다. 혈액과 산소를 공급해주는 심장의 거센 박동, 영양소를 얻어내기 위한 소화기관의 꾸물럭 연동운동, 산소를 얻어내기 위한 횡격막과 호흡근육의 부드러운 움직임 등 근육은 수축과 이완이 교대로 일어나야 한다. 생존의 순간순간들은 근육의 당김과 풀어짐인 것이다. 


만약 근육 수축이 생리적 단계를 넘어서면 경련이나 마비를 일으킨다. 이완 또한 거동 곤란을 야기한다. 하지만  위험한 수준을 넘어 근육이 수축된 채로 머물러있다든가 이완된 채로 있게 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과도한 근육 수축의 예로, 흑거미독(venum)이 있다. 이 독성은 횡격막의 수축 상태로 인해 호흡마비를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호흡은 횡격막인 골격근의 수축과 이완이 교대로 일어나면서 수행되는 것이다. 그런데 흑거미독은 신경-근 접합부뿐만 아니라 모든 콜린 작동성 부위에서 저장 과립으로부터 아세틸콜린(Ach)의 과량 유리를 일으켜 지속적인 횡격막 수축을 야기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호흡작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사망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수축을 할 수 없어서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경우이다. 보툴리눔 독소(botulinum toxin)인데, 클로스토로디움 박테리아에 오염된 통조림 등의 음식에서 발생한다. 이 독소는 신경자극에 따라 이루어져야 할 근육의 반응을 방해해서 문제를 일으킨다. 즉 횡경막 수축을 못하게 해서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상당히 치명적인 독소로서 0.0001mg 이하의 흡입만으로 성인을 사망하게 할 수 있다. 





근육계 질환의 한방처방: 작약감초탕

작약감초탕은 단 두 가지 약재인 백작약과 자감초만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근골계 질환에 아주 효과가 좋다. 근육의 급격한 수축으로 인한 통증이나 경련에 사용된다.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어 원활한 소통을 유도하기 때문에 어린아이의 경기(驚氣)에 좋다. 백작약이 지나치게 긴장되어 있는 기육(肌肉: 피부와 살)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골격근에 작용하는 것인데, 내장기의 평활근에도 효과를 나타낸다. 즉 소화기 근육의 수축력을 도와 소화기 운동성을 증가시키며 자감초가 근육의 긴장과 급격한 수축을 억제한다.  이러한 협동 작용이 대장근육의 운동성을 회복시키기 때문에 변비에도 효과가 나타난다.


이처럼 근육에서 골격근과 평활근의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근골계질환에 사용되는 처방 중 이 두 가지 근육에 효과가 있는 처방이 있는 것이다.



근육계 질환의 양방 처방

양방에서 근육통에는 진통소염제를 투여한다. 모든 진통소염제는 통증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억제해 통증을 없애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두통 근육통, 관절통 생리통, 화상통 안통 통풍 치통 등에 다양하게 작용한다. 프로스타글란딘은 통증을 일으키는 물질이지만 위장 점막에서는 위장 점막을 보호하는 끈끈한 점액을 분비하는 물질이기도 하다. 따라서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면 위장에서는 위벽을 보호하는 물질의 생성도 억제되기 때문에 위장벽이 손상된 나머지 위염이나 위궤양을 일으킨다.

만약 복용 시 위장장애가 나타나면 약을 복용할 때 물을 많이 마시든지, 약을 복용한 후 30분 동안 가벼운 운동을 하든지, 식후에 즉시 약을 복용하든지, 위점막 보호제를 같이 먹어야 한다.


진통소염제에는 종근당 낙센, 한국화이자 펠덴, 대웅제약 에어탈, 한국노바티스 볼타렌, 건일약품 로딘, 한독약품 썰감 및 렐라펜 등이 있다. 이들 약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로도 불리는데 근육이나 골격에 통증이 있을 때 사용한다. 류머티즘 관절염, 퇴행성 골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요통, 어깨관절 주위염 등에 경증부터 중증까지 널리 사용한다. 열을 내리거나 가벼운 통증에 사용하는 아스피린 타이레놀 부루펜 폰탈 등의 해열진통제와 용도가 약간 다르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양방 통합적 관점에서 본 소화기질환_평위산(平胃散)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