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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그배나무 Dec 01. 2022

죽음에 대한 명상


인간의 삶은 내쉬는 숨으로 시작되고 들이마시는 숨으로 끝맺는다.

삶이 시작될 때는 소리를 내지만, 끝마칠 때는 소리가 없을 수도 있다.

삶이 시작될 때는 오장육부와 모든 세포가 작동하기 시작하지만 

끝날 때는 작동이 멈추게 된다.

삶이 시작될 때는 으앙 하는 소리와 내뱉는 날숨으로 

온몸의 세포가 제 역할을 시작하지만 끝날 때는 온몸의 세포가 활동을 정지한다.

삶이 시작될 때는 자기 몸과 몸밖 세상의 교류가 이루어지지만 

끝날 때는 교류가 중단되고 세상 속의 원소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이때는 또 다른 생명체인 몸 안의 박테리아가 몸의 분해를 시작한다.


사람이 태어날 때도 죽을 때도 울음이 있다. 태어날 때는 자신의 첫울음으로 

세상에 신고하지만, 죽을 때는 자신은 말이 없고 가족, 지인들의 울음이 있다.

살아가는 동안에는 울음과 웃음이 번갈아 일어난다.





인간은 태어날 때는 순서가 있으나 죽을 때는 순서가 없다.

인간의 삶은 누구나 100조 개 가까운 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심혈관계, 소화기계 같은 기관계 11가지가 작동한다. 

죽을 때는 심장이 멈추면 이 모든 것들의 작동은 영원한 휴식으로 들어간다.


인간의 활동은 안으로는 오장육부, 형체로는 근골계와 피부 

그리고 사지 몸통의 작동으로 이루어지나 죽는 순간 모두 멈추게 된다.

누구나 희로애락(喜怒愛樂)을 느낄 수 있으나 희(喜)와 락(樂)이 더 많은 사람, 노(怒)와 애(愛)가 

더 많은 사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사는 동안 기쁨의 엔도르핀이나 세로토닌이 더 자주 분비되게 되는 사람도 있지만 

분노의 아드레날린이 더 많이 분비되게 되는 사람이 있다.


죽음이란 호흡이 멈추는 것이다.

종교적으로는 절대자의 품 안으로 가는 것이요,

생물학적으로는 심폐기능이 정지하는 것이다.

행정적으로는 자치센터의 사망자 신고 기록부에 기재되고, 인구 감소의 수치에 반영된다.

죽음의 과정은 생물학적으로는 노화의 진행이요, 유전자의 텔로미어(telomere)가 짧아지는 것이요,

얼굴에 주름이 지고 검버섯이 핀다.

과연 노화는 죽음으로 가는 어두운 징표에 불과한가?

얼굴의 인상에는 삶의 여정이 담겨 있고 주름살은 고뇌의 훈장이다.

태어날 때는 누워 있으나 성장기에는 하늘 방향으로 자세가 꼿꼿하다가 늙어갈수록

땅의 방향으로 허리가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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