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찌꺼기, 마음의 찌꺼기

by 아그배나무

몸 속에서 음식의 여정

내 몸의 유지를 위해 오늘도 음식을 먹는다.

내 마음을 위한 양식은 어디로 들어오며 그 찌꺼기는 어디로 나갈까?

음식은 거침없이 몸의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진군한다. 입으로 들어가서 찌꺼기는 항문으로 향한다.

가는 동안 필요한 영양소로 분해되어 몸속에 저장된다.


음식에서 분해 흡수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3인방과 무기질은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숨 쉬고, 말하고, 고뇌하며 생존의 장에서 고군분투할 수 있게 하는 몸의 동력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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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화장실


내 몸의 분신이 나로부터 이별하는 곳, 화장실

내게 필요한 것만 건네주고 찌꺼기로 사라지는 곳
내 몸이 있도록 기여하고 사라지는 곳
들어갈 때는 위로, 나갈 때는 아래로.
들어갈 때는 남 보란 듯이
나갈 때는 남의 시선을 피해야 한다.
들어갈 때는 향기를 선사하고
나갈 때는 악취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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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찌꺼기, 마음의 찌꺼기
똥,

분명 입속으로 들어갔던 음식물이 변화된 것이다. 밥, 김치, 찌게, 나물이다.


몸 속에 들어가긴 전과 나올 때의 변화를 알기 위해 먹기 전에 한번 섞어보자.

분명 음식물과 똥은 냄새가 다르다. 음식물이 몸속을 통과한 다음에 몸 밖으로 나갈 때는 형태도 냄새도 다르다.

왜 그럴까?

몸속을 통과하는 동안 타액, 소화액과 섞이면서 쪼개진다.

소화 흡수되고 대장균에 의해 분해되는 단계를 거치면서 원래 모습과 다른 상태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몸,

들어간 것이 없으면 비어 있다.

음식이 들어가지 않으면 위장이 비어 있고, 위장이 오래도록 비면 소장 대장이 비어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직장과 항문이 할 일이 없다.

마음,

늘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몸은 비어있게 하기 쉬우나, 마음은 비우기 어렵다.
몸을 비우는 방식에 단식과 금식이 있다.
마음을 비우는 방식으로 명상, 기도, 참선이 있다.

몸을 비우면 마음을 비우기 쉽게 된다.
위장이 비면 소, 대장, 항문이 쉬게 된다.
몸의 찌꺼기가 덜 생기는 만큼 마음의 찌꺼기도 덜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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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다니는 마음, 침잠되는 마음

몸은 가만히 있어도 마음은 분주히 움직이게 마련이다.

떠다니는 마음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마음가짐을 오롯이 하여 잡기도 하지만 몸을 통해 잡을 수도 있다.

몸을 단정히 하고 멈추어 있으면 마음 또한 고요해진다.
깊은 산속 옹달샘물이 맑고 고요히 있듯이 말이다.

선방이나 명상실, 기도원에서 몸을 단정히 하고 고요히 앉아 있어 보자.

마음이 모아지고 정신이 맑아진다.

이와 전혀 다른 방법도 있다.

제복이다.

강제로 집단의식을 모으는 방법이 통일된 복장이다.

과거 유신시절 중고 교복을 착용하거나 교련복을 입었다.
군대에서 군복을 입는 것은 생각을 단순화 시켜 집단을 같은 방향으로 이끌기 쉽도록 만든다.

자유로운 생각은 자유로운 몸에서 나온다.

창조성, 아이디어, 영감이 요구되는 IT업계,
예술가 들은 복장이 자유로운 이유가 있다.



몸의 찌꺼기 마음의 찌꺼기, 모두 내 몸의 분신이다

몸의 찌꺼기가 더러워 보여도 내 몸에서 나온 것이다.

내 몸을 살리고자 아낌없이 들어갔던 복덩어리이다.
몸의 찌꺼기도 나오기 직전까지는 몸 안에 있었던 것이고 이쁨을 받았다.
몸 밖으로 나올 때 지저분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배출됨으로써 몸이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몸의 찌꺼기는 눈에 보이고 만져지기도 한다. 배출도 쉽고 제거하는 방법도 간단하다.
마음의 찌꺼기는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지만 몸에 많은 영향을 준다. 없애기도 쉽지 않다.

몸의 찌꺼기는 눈에 보이고 만져지기도 한다. 배출도 쉽고 제거하는 방법도 간단하다.
하지만 마음의 찌꺼기는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지만 몸에 많은 영향을 준다. 없애기도 쉽지 않다.

마음의 찌꺼기
생활 속에서 떨궈지지 않는 마음의 불편감
앙금, 집착, 후회
트라우마는 큰 찌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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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에는 지혜가 필요하다
몸의 찌꺼기는 이내 밖으로 배출될 것이다.

식찌꺼기는 항문을 통해 대변으로
수분 노폐물은 방광 요도를 통해 오줌으로, 피부를 통해 땀의 형태로 나간다

마음의 찌꺼기는 주로 얼굴로 나간다.

슬픔은 눈을 통해 눈물로,
분노는 눈으로, 입을 통해 거친 말로, 얼굴의 표정 근육을 통해 드러난다.

몸의 상처보다 마음의 상처가 더 깊고 오래 가게 마련이다.

마음의 상처는 뇌의 기억 세포를 통해 각인된 단백질과 전기적 신호이다.

세월이 흘러도 마음의 생채기는 선명하게 떠오를 수 있다.


인간의 슬픔, 기쁨, 화냄 등의 감정은 피아노 건반처럼 누르는 대로 나오는 것만은 아니다.

마음의 크기에 따라 화도 조용하게 누그러뜨릴 수 있으며 슬픔도 승화시킬 수 있다.

인간의 위대함이다. 동물과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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