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소리에 따라 반응한다
골똘히 생각을 할 때의 모습을 보자.
턱을 괴면서 자기도 모르게 '음~'하게 된다. 그 소리는 생각을 한 곳으로 집중하게 한다. 소리가 정신작용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추울 때 우리들은 입으로 '호~ 호~' 하게 된다. 몸이 훈훈해진다. 소리가 몸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훈훈해진 몸은 마음이 푸근해진다. 소리가 몸과 마음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흥미롭다. 무심코 이루어지는 소리에 따른 몸과 마음이 반응한다는 사실.
목소리는 의사소통을 위해 내는 소리이다. 몸을 통해 마음을 드러내는 작동이 사회적 관계를 연결해주는 것이다.
몸이 소리에 반응하다
소리에 따라 몸은 어떻게 반응할까?
'으~' 해보자. 아랫배가 불룩해진다. 이 소리를 내면 기운이 배 쪽으로 내려간다.
이번에는 '이~' 해보자.
입 주변이 울리면서 점차 얼굴 전체로 번져간다. 기운이 얼굴 쪽으로 상승하게 된다. 소리를 어떻게 내느냐에 따라 몸속 기운이 이동하는 방향이 달라지는 것이다.
'다~다~다~'를 소리 내보자. 목과 함께 가슴 부위가 울린다.
'사~ 사~ 사~'를 소리 내면 목이 울리면서 아랫배가 불룩 나온다.
이번에는 '각~' '각~'을 해보자. 소리가 짧게 끊어지면서 아랫배 근육으로 급격히 힘이 몰리고 정신이 번쩍 든다.
해병대 구호는 유명하게도 '악!'이다.
'악!'하고 크게 발음해보자. 단말마적인 이 소리가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면서 전신 근육에 힘이 들어가게 한다. 뿐만 아니라 자기가 듣는 순간 귀가 번쩍 뜨이고 뇌가 각성이 된다. 듣는 상대방은 움찔하게 된다.
집중을 하거나 순간적으로 힘을 모을 때, 소리도 함께 내지르면 힘이 증폭된다.
무거운 짐을 들 때 지켜보라.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면서 무의식적으로 '으~쌰'하게 된다. 전신의 힘을 순간적으로 짜낼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짐을 들어 올릴 때는 잡아당기는 근육(屈筋굴근)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몸이 오므라드는 쪽으로 근육이 움직인다.
힘이 집중하게 하는 소리도 있다
자세히 보면 '으~쌰~'에서도 소리에 따른 근육의 쓰임이 구분이 된다.
예를 들어 무거운 돌멩이를 들어 올린다고 보자.
허리를 구부리고 양팔로 돌멩이를 움켜쥔 상태에서 '으~쌰~' 중에서 먼저 '으~'를 하게 된다.
입에서 소리가 나오면서 아랫배에 힘이 가득 들어간다. 허리를 구부리고 움켜쥘 때 전신 근육이 힘을 내게 할 때 핵심 근육(core muscle)이 바로 복부 근육이다. '으~'하면서 소리를 내는 순간 복부 근육에 힘이 가득 들어간다. 힘이 필요한 부위인 팔로 전신근육이 협동하는 것이다.
돌멩이를 들어 올리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나오는 소리가 바로 '쌰~'이다.
이 소리는 힘을 최대로 증폭시키는 효과가 있다. 아주 짧은 순간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으~쌰~'이지만
'으~~~' '쌰!' 정도로 '으'가 더 크고 길며 '싸'는 작고 짧은 차이가 있다. '으~'는 소리 낸다기보다는 공기의 파열음에 가깝다. 아랫배 쪽으로 힘을 모으면서 전신 근육이 오므라든다. 목 주변 근육은 강하게 수축되면서 입구멍을 통해 나오는 소리이다.
이때 목울대를 만져보자.
목소리를 내기 위한 성대가 울리지 않기 때문에 목울대가 떨리지 않고 근육만 잔뜩 서있다.
핏줄은 굵게 튀어나오고 목 주위 근육(목빗근, 목 갈비근)이 도드라져 보인다. 단순히 '으~'를 발음해보자. 이 근육들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성대만 떨리는 것을 보면 확실히 비교된다.
'으~'가 복부 쪽과 연결되어 나오는 소리라면 '쌰~'는 입속에서 나오는 소리이다.
이것도 성대를 울리는 발성이 아니라 몸속 공기가 밖으로 나갈 때 혀가 입천장 쪽에서 아래쪽으로 떨어지면서 나오는 공기의 파열음이다. 이 두 소리 모두 순간적으로 힘을 모아내기 위한 것이지만 그 짧은 순간에도 각기 역할이 다른 것이다.
'으~'는 아래쪽으로 작용하는데, '쌰~'는 위쪽으로 작용한다. 같은 점은 순간적으로 힘을 모아낸다는 것이다.
또한 성대의 떨림을 동반한 발성이 아니라 몸속 공기가 나가는 파열음에 가깝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보자.
'으~쌰~' 대신에 '으~차~'해보자. '싸'가 '차'로 바뀐 것이다. '싸~'일 때 보다 '차~'로 하면 마지막 순간까지 몸속으로부터 더 힘을 뽑아낸다는 것이다. '싸~'는 돌멩이를 거의 들어 올려진 상태라면 '차~'는 돌멩이를 들어 올리는 데 더 힘이 필요한 경우이다.
즉 '으~챠~'는 돌멩이를 들기 시작해서 들어 올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지속적인 힘일 필요할 때이다.
여기서 보다시피 '싸'나 '사'음은 숨을 밖으로 토해낸다. 힘의 작용면에서 보면, 큰 힘을 쓰고 난 직후이다. '차'나 '자'음은 숨은 밖으로 나가지만 기운은 아랫배로 향한다. 그래서 큰 힘을 지속적으로 끌어낼 때 효과적이다.
이번에는 소리에 따른 힘의 작용이 위와 다른 경우를 보자
기와를 격파할 때, '이얍~' 소리치며 주먹을 내지른다. 복싱 선수가 상대 선수를 향해 주먹을 지를 때 '스~스~' 또는 '취~취~' 하며 입 소리를 낸다. 성대를 울리는 발성이라기보다 몸 안의 공기가 좁은 입구멍 사이를 빠져나가는 파열음에 가깝다.
위 두 경우는 근육 중에서 펼치는 근육 즉 신근(伸筋)의 힘을 증폭시킨다. 격파나 주먹을 내지를 때는 무엇보다 속도가 중요하다. 파괴력은 속도에 비례한다. 이때 전신의 힘을 한 곳(손, 주먹)에 모아내되 빠른 속도가 요구된다. 격파 시의 '이얍~'이라든가 복서의 '취~취'는 전신의 근육이 주먹에 집중되는 힘을 증폭시키는 효과가 나는 것이다.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면서 순간적으로 격파하는 손에 힘이 집중되는 것이다. '영차' 또한 아랫배에 힘이 들어간다.
무기력하거나 무언가 힘차게 하고 싶을 때, '아자! 아자!' 해보자. 활력이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