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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밀린 Nov 16. 2023

세계적으로 유명한 '불법 타투'

최근 전신 타투로 화제가 된 가수 나나. [나나 인스타그램]

피부나 피하조직에 상처를 내고 염료를 넣어 그림이나 글씨를 새기는 행위인 타투(문신).


타투란 과거에는 주술적 의미로 사용되거나 특정한 신분을 알리기 위해 사용되었으며

중국의 한나라에서는 형벌의 한 종류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주술적 의미가 현대에 들어서는 하나의 문화나 예술로 인식되었으며

눈썹 문신이나 머리 타투 등 자신의 약점을 숨기기 위한 유사 의료 행위로 발전되기도 했다


이렇듯 타투의 디자인 종류도 수 십 가지이고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타투를 자랑스럽게 공개하는 사회가 되었지만

과거의 인식과 깡패들의 등이나 팔뚝에 붙여져 있는 무서운 '용 문신'으로 인해

사람들의 타투에 대한 인식은 사회적인 의미와 예술적인 의미가 공존하는 것 같다




내가 처음 봤던 문신의 느낌은 이러했다


어렸을 때 아버지의 손을 잡고 동네 목욕탕을 가면
덩치가 엄청나게 큰 사람들이 우리 형제들에게 친절한 인사를 건네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형사로 재직 중이셨던 아버지는 경찰보다 깡패를 만나야 하는 상황들이 많았고
어렸을 때 엄마가 아버지의 직업을 일찍 알려주지 않았다면 나는 아버지의 직업을 주먹 좀 쓰시는 분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목욕탕에서 마주치는 문신 아저씨들은 생각보다 착하고 많이 친절하신 분들이었다
하지만 행동과는 다르게 등에는 무서운 그림들이 가득했다

금방이라도 쪼아 붙일 것 같은 매서운 눈을 가진 독수리
한쪽 팔을 전부 사용할 만큼 길었던 용
두 마리의 호랑이를 등에 키우고 다니는 아저씨까지 그렇게 일요일 저녁,
특정한 시간대가 되면 목욕탕에는 민화들이 펼쳐졌다

어렸을 때부터 타투를 접했던 환경이었지만
아버지는 공무직으로 인해서였는지 타투를 하지 않으셨고
20대의 나는 해볼까라는 마음을 가졌지만 혹시 모를 사회생활로 인해 문신을 새기지 않았다


오히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먼저 문신을 한 사람은 나의 어머니였다



내가 5살 즈음하셨던 눈썹 문신을 제외하고

갑자기 뜬금없이 생겨났었던 타투는 팔뚝에 새겨진 레터링(글씨)이었다


예전에 타투를 하고 싶다고 얘기를 했던 것은 기억이 났었는데

이렇게 급작스럽게 타투를 하고 올 줄은 몰랐었다


타투의 무서운 점은 인식이라 생각한다


문신이 없는 사람은 있어도 문신을 하나만 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어머니도 자신의 몸에 그림을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난 후

특정한 사건이나 간절한 바람이 있을 때 타투 시술을 받게 되었다

(지금까지 4번의 타투 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타투는 불법이라고 한다


한국의 법으로는 타투를 받은 사람은 법을 어긴 것이 아니지만 타투를 시술한 사람은 불법으로 규정된다


이것은 마치 청소년에게 술은 판매한 매장은 길게는 한 달간의 영업정지를 받지만

술을 마시려는 청소년은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나는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들었다.



왜 타투(문신)가 불법일까?


일단 문신이 유사의료행위로 규정되어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작년 통계를 기준으로 대략 2만 명의 타투이스트들이 존재하지만 

합법으로 문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10명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의료행위를 무자격으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체에 대한 어떠한 공부 없이 사람을 치료하는 것은 불법이 되어야 마땅하다


그렇기에 나는 타투 시술이 의료행위로 합법화되는 것을 반대한다

타투가 의료행위로 인정되기 시작하면, 피부미용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도 피부과를 열 수 있게 될 것이고

의대를 나오지 않고 병원을 차릴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장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의료행위를 제외하고 타투가 합법적인 예술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타투를 예술로 볼 수 있는가?


나는 타투가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타투 안에는 여러 가지 의미들과 미와 추, 희망, 바람 같은 것들, 

그리고 조금 더 예술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노력들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투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타투를 한 사람은 양아치, 폭력배, 반항심이 가득한 사람으로 보곤 한다.


최근 한겨레 신문사에는 

'세계에서 인정받는 불법 타투 이제는 합법으로 바꿔야 한다'는 특집 기사를 다루었다.

그러나 그 기사에 대한 사람들의 댓글은 냉혹하고 자극적이기만 했다.


'나중에 애들이 타투하면 책임질 거냐'

'문신한 애들치고 정상인 사람 못 봤다'

'문신하면 후회합니다 절대 하지 마세요'


등등, 냉소적인 의견들이 다수였다.


여기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한겨레 신문사가

1.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새로운 가십거리를 찾았다는 나의 가벼운 생각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2. 문신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문신을 한 사람을 비정상이라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그에 대한 해답을 철학자 '미셸 푸코'를 통해 찾아보고자 했다.




미셸푸코


<비정상인>의 저자 '미셸푸코'는 개인은 자신 자신을 정상적인 정체성으로 이해하기에

나와 다른 상대방을 비정상의 범주로 이해한다고 주장했다


즉  '나 자신이 정상이기 때문에 나와 다른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을 비정상'이라고 규정하는 것인데

나 자신이 문신을 하지 않았고 주변에 문신을 한 사람들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문신을 비정상적인 행위라 규정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과거, 90년대, 경찰이 조직폭력배들 소탕을 위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던 시절

문신을 하고 힘을 썼던 사람들(깡패)의 행동이 지금의 인식을 가져오게 되었을 것이다


자신이 경험했었던 안 좋은 경험들...

예를 들어 금품을 갈취당했거나, 운영하던 가게를 난장판으로 만들거나,

상대방에게 억울하게 맞았던 경험들을 토대로 문신이라는 이미지 속에 

투사시켜 자신의 생각을 정당화시켰을 것이다




여담인데, 내 주변에는 문신을 한 친구들이 많다


그 친구들은 모두 착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말하지 않아도 길거리에 쓰레기를 줍거나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발 벗듯이 나서는 한없이 착한 친구들이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도 이러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 친구들이 문신을 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을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상과 비정상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며 사회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타투의 여부, 타투이스트가 불법인지 아닌지를 따지고 드는 끊임없는 논쟁 속에서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다름을 이해하고자 필요한 넓은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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