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굴’이 전하는 ‘사람 살이’

by 이경오

학교 앞 건널목에서 인사와 교통안전 지도를 함께하는 고등학교 동료 선생님이 한 분 있습니다. 거의 매일 아침 마주하게 되니 이런저런 소소한 생활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곤 하지요. 며칠 전에는 굴 전문 식당에서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굴 요리를 맛보았다기에 군침을 고이며 이야기에 빠져들었습니다. 안 그래도 유난스레 굴을 좋아하는 별난 식성에다, 얼마 전에는 겨울철 굴을 재료로 한 여러 가지 음식을 소개하는 TV 뉴스 기사를 보고서는 이번 주말에는 꼭 뜨끈한 굴국밥 한 그릇 먹어보리라 다짐하던 차라 더 귀를 쫑긋 세우고 이야길 듣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겨울 섬 여행을 떠났다가 해안가에 널린 굴을 발견하고는 쾌재를 부르며 까먹었던 기억도 함께 떠올려 가면서요.


하기야 겨울철 바다가 선사(膳賜)하는 맛있는 음식이 어디 굴뿐이겠습니까? 올해는 씨알이 형편없지만 그래도 맛 한번 보라며 얼마 전에 친구가 박스째 보내온 ‘과메기’, 비용은 자신이 댈 테니 겨울 가기 전에 언제 한번 먹으러 가자며 호기롭게 친구가 제안한 ‘대게’. 친구들과 함께한 간밤 송년회의 거나한 숙취에 시달리다 아침에 어거지로 끌려가서 시원한 맛에 놀란 아구탕 국물 속을 유영(游泳)하던 겨울 아귀. 그리고 보니 바다가 선사한 갖가지 재료들은 혼자만의 욕심을 채우며 게걸스럽게 입맛을 다실 때보다는, 서로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다지며 주거니 받거니 함께 나눌 때 그 맛이 배가(倍加)된다는 사실을 깜빡 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언젠가 한 친구가 ‘굴을 먹어라. 보다 오래 사랑하리라.’라는 서양 속담을 어디선가 듣고서는 우스갯소리를 했던 기억도 어슴푸레 떠오릅니다. 식품영양학 전문가들에 의하면 바다의 우유라고도 불리는 굴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겨울철 건강 유지에 꽤 효과가 있다고 하니, 이번 주말에는 가까운 이들과 함께 굴국밥에 굴전이라도 곁들이며 따뜻한 사랑의 마음으로 겨울철 추위를 미리 떨치는 것은 물론, 자연이 인간에게 가르쳐 준 참된 ‘사람살이’를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관련 기사 : [똑! 기자 꿀! 정보] 굴국밥부터 파스타까지…겨울 ‘굴’의 변신 / KBS 뉴스 (2019.12.23.)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348200&re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