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 : 모든 시간 모든 장소’
여러 해 전, 학교 앞 건널목에서 등교하는 아이들을 맞이하다 보았던 도로 건너편 아파트 상가의 상호(商號) 하나가 떠오릅니다. ‘모모’, 물론 그 간판의 아래에 자그마한 글씨로 달린 부제(副題)가 ‘모든 시간, 모든 장소’라고 적혀 있었으니, 국어사전에 등장하는 ‘모모(某某) : 아무아무’를 원용(援用)한 말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것도 세월이라고 기억이 희미해진 탓에 그 가게가 어떤 업종이었던지 정확히 떠오르지는 않습니다만, 누구든 부담 없이 많이 방문해 달라는 그 집 주인의 간절한 바람이 담긴 말이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중략) 날아가는 니스(Nice)의 새들을 꿈꾸는 모모는 환상가, 그런데 왜 모모 앞에 있는 생은 행복한가’
뜬금없는 사연을 입에 올리게 된 건, 철부지 학창 시절 묘하게도 끌리는 가사에 저도 모르게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던 노래 가사가 덩달아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긴 합니다만, 가사 속의 ‘니스(Nice)’란 말이 프랑스 남부 지중해의 아름다운 휴양지를 상징하는 말이요, 그 ‘모모’란 말이 작가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에 등장하는 주인공 꼬마의 이름이었지요. 이젠 머릿속에 담아두었던 정보도 자꾸만 섞여 형체가 흐릿해지긴 합니다만, 그 책을 구해 읽었던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내용의 한 자락을 잠시 더듬어 봅니다.
한없이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자라면서도 애늙은이처럼 조숙해 버린 모모가 힘들고 거친 삶을 살아온 로자 아줌마에게 묻습니다.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단다.”
하지만 모모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었던 하밀 할아버지의 마지막 대답은 달랐습니다.
“사람은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단다.”
그리고 이야기를 끝맺는 모모의 독백 역시 “사랑해야 한다.”라는 문장으로 대신했던 듯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교문 앞을 드나들며 ‘남을 사랑하자’란 교훈을 수도 없이 되뇌었던 기억 탓인지, 어느덧 머리 한가득 서리가 내려앉은 지금까지도 사랑이란 단어가 그리 낯설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동안 진심으로 주위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아왔는지, 지금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지 누가 묻는다면 흔쾌히 “예.”라고 답하질 못할 듯하니, 그것이 문제이긴 하지요.
‘"자존감 높으면 출산의지 높아…저출생 정책에 심리지원 필요"’
아마도 다음 세대의 결혼과 출산에 늘 걱정을 앞세우다 보니, 그런 모양입니다만, 자존감 높을수록 출산 의지가 높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실은 기사가 눈에 얼른 들어왔답니다. 사실 자존감(自尊感)이란 게 결국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의 발로(發露)가 아니던가 싶습니다만, 그게 결국은 결혼과 출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인가 싶어 저절로 무릎을 치게 됩니다. 더불어 자신을 사랑하고, 그 못지않게 남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하다면 우리가 몸담은 세상이 훨씬 더 밝고 화사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관련 기사 : "자존감 높으면 출산의지 높아…저출생 정책에 심리지원 필요" / 연합뉴스(2026.04.05.)
https://www.yna.co.kr/view/AKR20260403146000530?section=society/all&site=major_news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