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 인연’의 끈…

by 이경오

‘세월 앞에 장사 없다’


언젠가부터 무의식적으로 입에 달고 사는 말이 된 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주말 역시 그러했으니, 여전히 오래전 기억 속에서는 다정하고도 활기찬 모습으로 남아 계시는 지인 한 분의 급작스러운 부고(訃告)를 전해 듣고서 그만 무심히 그 말을 다시 한번 입에 되뇌고 말았습니다. 혹자(或者)는 이를 불교 용어에 접목해서 ‘시절 인연(時節因緣) 앞에 장사 없다’라고 달리 표현하기도 한다지요. 그러고 보면 교단에 서던 시절, 종종 아이들에게 회자정리(會者定離)니, 거자필반(去者必返)이니 운운하며 우리네 삶 속에서 마주하는 인연의 이치(理致)에 순응해야 함을 강조해 왔던 사람이니, 무심한 세월을 탓하기보다는 시절 인연의 순리(順理)를 따르며 살아가는 게 더 바람직한 모습으로 비치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만.


하기야 인연이란 게 어디 우리 곁을 훌쩍 떠나는 이와의 가슴 아린 이별만 담고 있답니까. 선뜻 별빛처럼 다가와 마주하는 새 생명과의 가슴 떨린 만남도 있으니, 덕분에 우리네 희망의 끈은 이제껏 이리도 면면히 이어져 온 것을 말입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네 앞 세대가 그러해 오셨듯, 이 사람 세대 역시 한 가정을 꾸릴 만큼의 역량(力量)을 갖추었다 싶을 때쯤 결혼과 출산, 육아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고, 그 덕분에 다음 세대로 이어갈 토대라도 얼추 마련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찌 보면 가슴속에 숨결을 담고 살아가는 이들 모두가 시절 인연의 끈을 이어갈 일종의 책임도 짊어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결혼 의향은 높지만, "경제적 부담" 때문에…출산 망설이는 한국 청년층’


며칠 전 세계 굴지의 한 기업 총수가 극히 저조한 우리나라의 출산율을 근거로 남북 관계의 비극적 결말을 예측한 이야길 전해 들으며, 황당해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관련 기관에서 조사한 바로는 우리네 청년층의 결혼 의향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높게 나타났지만, 출산 의향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가 경제적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니, 국가가 좀 더 적극적이고도 효율적인 지원책을 찾아보아야 할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우리네 청년들도 비록 팍팍한 형편에서라도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며 시절 인연의 소중한 이치를 이어가는 그 사명을 잃어버리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터이고 말입니다.




관련 기사 : 결혼 의향은 높지만, "경제적 부담" 때문에…출산 망설이는 한국 청년층 / 조선일보(2026.01.11.)

https://www.chosun.com/national/welfare-medical/2026/01/11/IHDQE2PN7FFJHAXXLZPI4TPO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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