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감정에게 말을 걸어본다는 것
감정이 쉽게 무뎌질 때가 있다.
너무 많은 감정을 눌러두고 살다 보면
기쁨도, 슬픔도, 화도 흐릿해진다.
그렇게 나도 점점 무감각해지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지난 어느 날,
혼자 방 안에 앉아 조용히 눈물을 쏟고 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감정을 놓치고 싶지 않다."
그래서 그날부터 다이어리를 꺼냈다.
'감정 다이어리'라는 이름을 붙이고
거창하지 않은 오늘 하루의 마음을 적기 시작했다.
처음엔 쑥스러웠다.
'오늘 기분 : 아무 느낌 없음.'
진짜 그랬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날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걸 적은 것만으로도
나는 나를 놓치지 않았다는 이상한 안도감이 생겼다.
하루, 이틀...
쓰다 보니 작고 사소한 감정드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무실 공기가 너무 차가워서 기분이 가라앉았다."
"누군가의 한마디가 오늘 내 하루를 버티게 했다."
감정을 기록하는 순간,
그 감정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 무언가가 되었다.
어떤 날은 분노가 솟구쳐 오르기도 하고
어떤 날은 한없이 무기력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마음들을
'써볼 수 있다'는 게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작은 위로이자 힘이 된다.
감정은 휘발하는 것이 아니라
돌보고 기록할 수 있는 것이라는 걸
나는 이제서야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감정 다이어리를 쓰는 오늘의 질문
- 오늘 가장 강하게 느끼는 감정은 무엇인가요? (기쁨/분노/슬픔/불안 등)
- 그 감정은 어떤 상황에서 시작되었나요?
- 감정을 느낄 때, 내 몸이나 마음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 그 감정에 대해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오늘 내 감정 상태를 날씨로 표현해 본다면? ⛅⛈️�️�☄️❄️�
이제부터는 나도 나의 감정을 한 페이지씩 꺼내보려고 한다.
그게 나를 조금 덜 잃어버리는 방법이라 믿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