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그대로

10. 오늘도 겨우 도착한 하루 끝에서

by 이헨

하루가 정신없이 흘렀다.

눈 떠보니 아침이고

다음에 시계를 봤을 땐 어느새 밤이었다.

그 사이에 뭐가 있었는지

기억도 흐릿하다.

그저 우당탕탕 정신없이 살아냈다.


오늘의 감정다이어리엔 한 줄만 적혀 있다.

"너무너무 바쁜데, 한게 아무 것도 없는 느낌."


해야 할 일은 계속 생기고

해낸 일은 하나도 남지 않는다.

손에 쉰 게 없다는 허무함과

그래도 또 내일이 온다는 피곤함이 겹쳐진다.


누군가는 물었다.

"그렇게 바쁘게 사는 게 좋아?"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살아내야 하니까

쉴 수 없으니까

멈추면 모든 게 쏟아질 것 같으니까.


요즘은 감정조차

일정 시간 안에 느껴야 할 것 같다.

기분이 안 좋아도 표정은 밝게

속은 답답해도 말은 괜찮다고 해야

하루가 굴러간다.


오늘 나는

감정의 여백 하나 없이

쉴 틈도 없이

그냥 기계처럼 하루를 살아낸 것 같다.


다이어리에 이렇게 적어본다.


"이제 바쁨보다 쉼을 원해.

일보다 감정 하나 챙기고 싶어."


작은 바람이지만

내일은 조금 더 느슨하게 살고 싶다.

조금 느리게, 우당탕 말고

조금 더 조용히 걷는 하루가 되길 바라면서.


�오늘 하루 감정 다이어리 질문

- 오늘 하루 가장 나를 지치게 한 순간은 언제였나요?

- 그 순간의 나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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