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홀드를 잡고 무브를 만들었을 뿐
오랜만에 맘먹고 염창 더플 운동!
이상하다.. 염창에만 도착하면 어깨가 아파온다..
왜지?
어쨌든, 운동 시작 전 오른쪽 손목 통증으로 가동 범위를 줄이기 위해 테이프를 감으며, 어깨는 제발!! 이러면서 감았으나 역시.. 맘먹고 간 염창인데.. 아쉽아쉽.
몇 문제 풀다 말고 운동을 마쳤다.
몇 번째 왔지만.. 같은 짐인데도 참.. 적응 안 되는 염창점.. 벽도 더 높고, 홀드도 다르고
재미는 있지만 느낌상 다른 암장처럼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랄까?
역시 오버행 벽은 내 타입! 매달려서 코어로 당겨서 올라가는 문제 너무 좋음!!
코어 쫙쫙 댕겨서 쳐낼 때에 저 느낌은 내 몸뚱이만 알 수 있는!
어깨가 아프니 얼음 아이싱을 하며 아래층 트레이닝 벽으로 내려가 천천히 무브를 만들며 재밌게 연습 중에.. 타다닥 쿵!
난 분명히 무브를 만들려고 홀드에서 손을 떼는 순간 타다닥 쿵~ 매트에 내쳐졌다.
무릎이 아파서 쩔뚝이며 매트에서 내려와 확인해 보니 조금 까진듯해 보여, 계속 연습을 이어갔다.
1시간 정도 지났을까? 무릎이 퉁퉁 부어올랐네?
계단을 잘 못 올라가겠네? 아오.. 안되는데..?
다른 나라로 원정 클라이밍 가야 하는데.. 그게 더 걱정이 되었다는…(미쳤구먼…ㅎㅎㅎ)
그 무릎을 가지고.. 연습 문제를 다 풀었다는 것!
(지금 무릎 상태는 검은 보라색이 되어있다..)
트레이닝 벽은 대체로 높지 않다. 이유는 짧게 문제를 내지만, 문제 의도는 명확하다. 어떤 특유의 무브나 기술을 사용해야지만 문제를 풀 수 있게 의도된 문제를 세팅한다는 점!
트레이닝 문제를 다 풀면 실제 볼더링 문제에서 어떤 기술과 어떤 무브를 사용하면서 완등을 할 수 있는지 연습으로 학습된 무브가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다.
문래점에는 요 트레이닝 벽이 없어서 염창점으로 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작부터 어려운 연습문제 무브를 만들며 옆에 있는 외국인 친구와 삽질의 연속! 자연스레 이야기를 하다 보니 운동 메이트 친구가 되었다. 그 친구는 네덜란드에서 온 친구였고, 한국 5개월 차 생활중이라며 한국 생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운동을 같이하게 되었다. 그렇게 친구 목록에 한 명이 추가되었다.
줄리안은 키가 커서 어떤 홀드든 그냥 팔만 뻗으면 리치가 된다는…
하.. 부럽.. 네덜란드 친구들 기본 신장이 커서..
내가 운동하던 미국 썰도 풀어 주고.. 크크크크 오랜만에 영어 대화 즐거웠다.
클라이밍 성장기를 쓰다 보면 완등 한 문제들만 업로하는 경우가 많아서 늘 완등만 하는 건 아닌다.
어떤 문제는 수십 번을 매달리고, 무브를 만들어서 30번째에 완등 하는 문제도 있기에 내 몸에 맞게 문제를 풀어내는 그런 운동이기도 하다.
노란 홀드 문제에서 떨어지기 직전 홀드를 왼손으로 쳐야 하는데 오른손으로 쳐서 다음 무브를 만들 수 없다는 걸 인지하고 내려온 문제
오른손을 더 쭉 뻗어서 쳐야 하는데.. 어깨가 아파서.. 건드려 보기만 한 문제.. 아쉽.. 이 문제는 꼭 완등해 보고 싶은 문제
이 문제가 20번 떨어지고 완등 한 문제다. 사람들은 키가 작으니깐 왼발 토를 걸고 무브를 만들라고 하는데.. 토를 걸면 발가락이 깨지는 고통과 토훅이 제대로 걸리지 않아서.. 계속 떨어지고 떨어지고를 반복하다가..
그럼 힐훅으로 해보겠다고 도전해서 만들어낸 무브다. 키가 작아도 사람마다 본인이 문제 풀기 쉽게 같은 문제도 다 다른 무브로 완등 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는 점!
이 문제 완등하고 얼마나 속이 시원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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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염창에서 내동댕이 당하고, 지금 목이 안 돌아간다. 그날은 몰랐는데.. 자고 일어나니 목 통증, 무릎, 허리 여기저기 몸뚱이가 비명을 지른다.
잘못 떨어지면.. 이렇게 된다는..
뭐 그래도 어디 부러진 곳은 없어서 다행!
그리고
이제부터 더 재밌고, 행복해지려고
새롭게 시작을 하기 위한 마침표를 찍은 날!
인생 뭐 있나요?
내가 행복해야 행복한 거지!
더 재밌게 살아보겠습니다!
Right on!! Right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