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화가 무엇인지 알까?!
요즘 핸드폰은 참 흔하다. 초등학생들도 가지고 다니는 핸드폰 없으면 자꾸 찾게 되는 기계 우리 삶에 정말 깊숙하게 자리 잡은 핸드폰이 예전엔 없었다. 내가 핸드폰을 처음 가지게 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여름에서였다. 그전까지는 집에 전화할 일이 생기면 공중전화를 사용하거나 교무실에 찾아가 선생님께 연락을 부탁드렸었다. 공중전화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핸드폰 이전에 삐삐라는 것이 존재했고 삐삐는 중학생 때부터 사용했던 걸로 기억한다. 삐삐의 모양은 스마트폰 이전의 핸드폰 모양이 그랬던 색상도 다양했고 모양도 다양했고 덕분에 아빠가 사용하던 삐삐를 사용했던 나는 투박했던 나의 삐삐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사용하지 않고 집에 그냥 두고 다녔던 기억도 있다.
지금 아이들에게 삐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문자는 물론 카카오톡이 익숙한 우리의 아이들에게 8282, 1004, 2104, 7979 같은 숫자의 나열로 전하는 메시지를 알리 없다. 우리 땐 그랬다. 삐삐에 남길 수 있는 숫자를 이용해서 의미를 전했고 전화를 통해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남겼으며 때론 삐삐의 인사말을 누구보다 예쁘게 남기기 위해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녹음하기도 했다. 8282라는 숫자가 남아있을 땐 상대방의 급한 마음을 알아서 인지 그땐 어디서도 익숙했던 공중전화에 달려가 동전을 넣거나 공중전화카드를 넣어 메시지를 확인했었다. 그땐 그것만으로도 참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삐삐가 생기기 이전의 시대를 생각하면 한번 약속을 정하고 약속 장소에서 상대방이 나타나지 않아도 멍하니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기다림이 익숙한 시대였고 또 그래서 지금보다 세상은 조금 더 여유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보았다.
이젠 공중전화도 쉽게 보기 어려운 시대가 왔다. 내가 대학 때까지만 해도 공중전화는 우리에게 참 익숙한 물건이었다. 군대 간 남자 동기들은 간혹 군대에서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곤 했다. 할 말도 없으면서 평소엔 별로 친하지도 않았으면서 괜히 심심하니까 수신자부담 전화로 전화를 걸어서 나의 전화요금을 폭탄 맞게 하기도 했다. 요즘 아이들은 수신자부담 전화라는 걸 알까?! 짧은 순간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군인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그 후에 통화를 계속할지 말지 정할 수 있는 수신자부담 전화였다.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수신자부담 전화로 전화를 걸었던 그 시절 그 친구들은 상대방의 거절이 굉장히 큰 실망으로 돌아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과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지 말지 결정하는 그 순간에 무수한 떨림을 선물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어쨌든 나는 친했던 동기들의 전화는 받았지만 반갑지 않았던 친구들의 전화는 목소리 듣자마자 끊어버리기도 했다. 참고로 수신자부담 전화는 일반 전화요금보다 요금이 더 많이 나왔다.
그땐 그랬다. 손에 들고 있는 전화보다 공중전화가 더욱 익숙했고 동전을 넣고 통화하다 한번 통화하기에는 부족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10원 단위의 요금이 남으면 뒷사람에 대한 배려로 수화기를 내리지 않고 위쪽에 올려두는 따뜻함이 있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그때 이야기를 하면 과연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라떼는 말이야 십원도 모아 모아 공중전화에서 전화 통화하는데 귀하게 사용했고 약속 한번 하면 지금처럼 핸드폰으로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어디 오는지 확인조차 하지 못한 채 상대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했다고 라떼는 말이야 메시지로 주고받는 안부가 아니라 직접 만나 확인하는 안부가 더 흔한 일어 었다고 어쩌면 지금 시국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더욱 불편하고 더욱 힘들겠지만 그래도 그때의 따뜻함이 나는 가끔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