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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밋의 기술지능 Jun 30. 2021

바랭이와 방동사니

잡초는 없다

왕바랭이 밑둥


우산놀이 했던 풀, 바랭이


방동사니


정조가 그린 그림속 방동사니



들녘에 흔하디 흔한 풀들입니다. 

왕바랭이는 특히 너무 흔하고 질겨서 농민들의 골칫거리 영순위인 잡초죠. 

잡초들은 무성생식이 기본일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며 파헤쳐진 땅에 제일먼저 날아와 터를 잡아 다음해에 자라날 식물들의 밑거름이 되기도 하죠..


1. 바랭이


바랭이는 벼과의 한해살이 풀입니다.

전 세계에 널리 퍼진 잡초. 밭, 밭둑, 길섶 등에서 흔히 자란다. 땅 위를 기면서 줄기 밑 부분의 마디에서 새 뿌리가 나와 아주 빠르게 퍼져 나간다. 줄기의 윗 부분은 곧게 서는데 키는 30~70cm 정도이다. 줄기 아래에 나는 잎은 길이 8~20cm, 너비 5~15mm 정도이며 털이 있죠. 꽃차례의 길이는 4~8mm 정도로 아주 가늘고 곧은데 줄기에서 3~8개의 가지로 갈라진다. 꽃차례는 불그스레하거나 자줏빛을 띤다. 역시 가는 이삭이 열립니다.


2. 왕바랭이


왕바랭이(Eleusine indica)는 원래 북아프리카와 인도가 원산이나 지금은 전 세계의 온대에서 열대에 걸쳐 널리 분포합니다. 한해살이풀로 높이는 30~50cm 정도이다. 줄기는 약간 편평하고 아래쪽이 다소 비스듬히 올라가며 성기게 분지. 잎은 선녹색으로 줄기의 밑동 또는 마디에 달리는데 줄기처럼 매우 질기며 길이 20cm 전후의 선형으로 둘로 접혀 있다. 가장자리에 털이 드문드문 나고 칼집도 편평하다. 꽃은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줄기 끝에 피죠. 꽃차례는 2~6개의 잔가지가 다발모양으로 되어 있고, 가지는 길이 8cm 정도이며, 비스듬히 벌어집니다. 각 가지의 아래쪽에는 녹색의 작은이삭이 빽빽이 달림. 작은이삭은 길이 6㎜ 정도이고 2개의 작은 포영과 몇 개의 작은 꽃이 달립니다. 큰 포기를 이루며 전체에 향기가 있습니다. 양지바른 곳이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포장도로의 갈라진 틈이나 포석 사이에도 나는 생명력이 강한 잡초. 인도 등에서는 식량이 부족할 때 식용으로 쓰기도 하며 열대지역에서는 목초로 쓴갑니다.


3. 방동사니


왕이 선택한 잡초, 방동사니

방동사니는 벼를 수확하는 요즘 한창 꽃이 핀다. 논이나 밭둑, 풀밭 어디라도 자란다. 알방동사니(사진), 금방동사니, 참방동사니, 쇠방동사니, 방동사니대가리 등 종류도 많다고 합니다..


잡초라는 이유로 우리들 대부분이 그 존재를 모르죠. 그런데 200여년 전에 조선의 왕이 친필로 그린 그림 속에 방동사니가 등장합니다.


18세기 후반에 개혁군주 정조가 그린 그림이 몇 점 전하는데 그 중 2점이 파초도와 국화도로 둘 다 보물. 국화도는 바위 틈으로 솟은 국화 세 줄기가 활짝 꽃을 피웠는데 그 주변에 등장한 조연이 다름 아닌 방동사니죠.


조선의 왕이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도 의외였지만 왕손으로 태어나 궁에서만 자랐을 정조가 어떻게 무논에서나 볼 수 있는 방동사니를 그리게 됐을까?


국화도 구도의 세련미도 볼 만하지만 그림 우측 상단에 찍힌 낙관의 의미도 남다르다. 萬川明月主人翁(만천명월주인옹)으로 ‘수 많은 하천을 환히 비추는 달의 주인’이라는 뜻이니 정조의 욕심이 많은 것인지 아니면 전혀 없는 것인지 모를 일입니다.


달의 주인이 자신이라고 도장에 새겼다는 왕이 친히 그림의 소재로 선택한 잡초 방동사니를 우리는 전혀 모르고 삽니다. 


우리네 삶이 왕보다 나은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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