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를흉내 내는의태 나방
고등학교 4학년 때 무더운 여름 어느 날 수박밭 옆 원두막에 모기장을 치고
그 위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아버님하고 같이 둘이서 3천 평 수박농사도 짓고
수박밭 도둑도 감시도 하고 재수 공부도 하던 시절이 있었죠.
빨랫줄처럼 원두막까지 길게 전깃줄을 끌어서 전기불도 밝히고 라디오로 EBS 교육방송도
듣고 했었는데..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저 녀석과 똑같은 나방이 원두막에 붙어있더군요.
아마도 밤새 전깃불을 보고 날아온 듯해요..
참 신기했습니다. 어쩜 그리도 나뭇가지랑 똑같이 생겼던지요~
나뭇가지가 거칠게 부러진 절단면 모습 하며 회색빛 가지 외피 색상이나 무늬 하며..
저렇게 중앙에 앵글을 잡아서 보여줘서 그렇지,
실제로 보면 매우 작고 잘 관찰하지 않으면 보고도 벌레인지 모르고 넘어가기 쉽상입니다.
저는 나뭇가지가 벽에 붙어있는 모습이 이상해서 들여다보게 되었던 거죠..
어린 나이에도 생명과 자연의 신비에 경외감을 느끼게 해 주었던 경험이었습니다.
아~ 옛날이여~
저 곤충의 이름은 '재주 나방' 종류 중 하나라고 합니다.
참나무 재주 나방, 참가지재주나방, 좁은날개재주나방... 등 여러 종이 있는데,
재주나방과에 속한 나방들은 다른 물건을 흉내 내는 재주가 아주 뛰어난 곤충이라고 하네요.
낙엽과 비슷한 녀석도 있고, 나무껍질을 따라 하기도 하고, 저렇게 나뭇가지를 흉내내기도 한답니다.
생명들의 생존전략은 정말... 참 대단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