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할 사(思), 생각할 유(惟). '사유하다'는 생각하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정확한 사전적인 의미로는 대상을 두루 관찰하다입니다. 그리고 두루라는 것은 빠짐없이 골고루라는 뜻을 가지고 있죠. 저는 과거에 사유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로 사용했습니다. 어떤 무의식에 있는 감각만으로 이해하고 사용한 것입니다. 사유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 뜻을 잘 몰랐던 저는 어느 날 사전을 들여다봤습니다. 그제야 뜻을 정확히 알게 되었고 제대로 된 사유를 할 수 있게 되었지 않나 싶습니다. 오늘 사유의 뜻으로 글을 시작한 것엔 이유가 있습니다. 나 스스로 나에 대해 알아가게 되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더 분명해지는 그다음엔 그것들을 잘 들여다보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변화를 느끼는 그 시기에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왜 한 가지에 집중을 못해?.",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는 건 좋지만...", "도대체 나중에 뭐 해 먹고 사려고 하는 거야?." 대개 이런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틀린 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의 마음 또한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현재에 와서는 말이죠.) 저는 그저 이것도, 저것도 다 해보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생기면 해봐야 했고요. 그렇기 때문에 학창 시절에 노래도 잠시 배워보았고 군대를 다녀온 뒤엔 회사를 다니다가 요식업으로 옮기기도 하였고, 아주 어릴 때 좋아했던 그림도 그리게 되었으며, 영화가 좋다고 연기도 배운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선 글을 연재하고 있죠. 저 위에 도전했던 영역들 모두 아직 현재진행형입니다. 작곡을 하는 친구에게 코멘트를 할 수 있게 되었고 편곡에 반영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장에 필요한 메뉴판이나 포스터를 직접 디자인하고 외주를 받는 일도 있습니다. 또 팀을 이루어서 연극과 현대무용이 결합된 창작공연도 기획한 뒤 4회의 공연을 무사히 마쳤고 1인극의 극작을 맡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제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을 사유하였고 생각만으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그 분야의 곁에 있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전문가들과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죠.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모두가 하고 싶은 일을 도전해야 한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이것은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고 하여도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혹은 관계나 내 삶의 모든 것들에 대해 적용해 본다면 '무언가' 라도 얻을 수 있겠다 싶은 겁니다. 결과가 좋은 것에 대해 좀 더 집중해서 이야기하였지만 지금 이 순간에 도달하기까지 매우 험난한 여정의 시간도 많이 보냈습니다. 그런 부분 또한 천천히 이야기할 것입니다. 아무래도 절망보다는 희망 쪽이 더 낫지 않겠습니까? 그러기에 긍정적인 부분을 먼저 꺼낸 것뿐입니다. 저는 오히려 어렵고 힘든 경험들이 꼭 동반이 되어야 한다고 까지 생각합니다. 물론 어렵고 힘든 상황이 닥칠 때마다 좌절하며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험을 통하여 그런 시간들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다음엔 좀 더 침착하게 잘 넘기게 되었습니다. 주변에 가깝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파할 때 잘 다독여 줄 수 있기도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