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네게

<룩백>

by 머묾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네게 <룩백>

★★★★☆

"넌 왜 만화를 그려?"



원작은 2022년 화제를 불러일으킨 애니메이션 체인소맨 의 작가 후지모토 타츠키 이며,

각본 콘티 연출 등을 담당한 감독은 이쪽 업계에서 유명한 <오시야마 키요타>가 맡았다.



원작 작가는 룩백을 그리게 된 계기로 '동일본 대지진'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말한다.

미대생임에도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피해 복구 봉사를 자원했지만,

결국 무력감밖에 느끼지 못했던 감정에서부터 작품은 시작되었다.


개인의 힘으로 막아내지 못한 거대한 사건에서 느낀 무기력함과 우울감의 정리로 비롯된 룩백은

이후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 사건에 대한 애도를 표현한다.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에 대해 추모한다.



영화의 내용은 만화가를 꿈꾸며

4컷 만화를 그리던 '후지노'가 신문에 실린

동급생 '쿄모토' 의 만화를 보고

재능의 벽을 느껴 만화를 그만 두게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초등학교 졸업식에서

쿄모토를 만나 그녀가 자신의 오랜 팬이었단

사실을 듣게되고

그만두었던 만화를 다시 시작하게 되는 내용이다.





영화의 평은 환상적이였다.


신선도 관객 점수 100%/ 99% (로튼토마토)


메가박스 평점 메가박스 9/10 9/30 (메가박스)



9월 30일 메가박스에서 단독 개봉한 영화 중에서 최다 관객 수를 가지고 있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을 뛰어넘고

역대 메가박스 단독 개봉 작품 관객 수 위를 차지했다.



영화 티켓이 비싸단 말이 많은 현시점에

러닝타임이 한시간이 넘지 않는 58분짜리 영화가

이렇게 흥행한 것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영화는 어떤 점에서 관객들을 사로 잡았을까?



나를 포함한 어두운 극장에서 일부 관객은

눈물을 흘렸다.

영화가 보여주는 초월의 힘은 역시 강했다.


세상의 잔혹함에 대해 의문을 가진 예술가들은 여전히 창조를 통해 현실을 헤쳐나가고 있다.

그 창작의 영역은 짧거나 혹은 길거나 <체인소맨>처럼 마니아적이거나

간혹 <룩백> 처럼 평범한 외양을 갖출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말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전달하느냐다.

만화이기 때문에 가치 있고, 영화이기 때문에 의미 있는 영역은 분명히 존재한다.

동일한 방식으로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터의 손을 통해 내용을 선보인다.



만일 우리가 무언가를 상상한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길이가 아니라 형식이 되어야 한다.

영화는 스크린을 거쳐서 상영되며, 어떤 간결한 상황에서도 최상의 경험치를 제공해야 한다.

<룩백> 은 그런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특히 예고편에 나온 역동적이면서 화려하지만 담백한 연출은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었음에도

나를 포함한 사람들을 영화관으로 이끌기 충분했다.



...



영화의 주제 ‘만화’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두 소녀들이란 주제는

나같은 그림을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있는,

혹은 그림을 좋아하지만 포기한 사람들에게


58분이란 작은 소리로 되물었다.



“넌 왜 만화를 그려?”





음악, 춤, 운동, 글...


그림이 아니여도 좋다.


꿈을 꾸었었고 꾸고있다면,

꿈이란걸 아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내용이었다.


주인공 후지노는 초등학생이란 아주 어린나이에

나중에 돌이켜보면 사소할 수도 있는 사건으로

그림을 그만두려하였다.



남이 보면 사소할 이야기를

두려워서 남에게 말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

나는 너무 아팠다.


꼭 나를 보는 것 같았기에.




사람들의 상처에 치유를 해주며

가슴 따뜻하다는 평이 주를 이루지만

나에겐 가슴이 아려오는 이야기였다.


그것이 후지노와 쿄모토에게 느끼는 감정인지

나에게 느끼는 감정인지 아직은.. 모르겠다.





“넌 왜 만화를 그려?”



...영화 속 우리를 향한 질문에 답을 해야했을

찬란했던 그대에게 룩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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