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훔쳐 온 나무

by 이호영

가만히 엿보고 있는 초록 새의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할아버지는 작은 나무 몇 개를 가지고 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마당에는 작은 나무가 여러 개 남아있었고요.

‘이 때다.’ 하며 초록 새는 얼른 가서 나무 조각을 끙끙대며 가져왔습니다.

사람들이 뛰어와 뒷덜미를 잡아끌고 갈 것만 같아 가슴은 ‘쿵 쿵’하고 뛰었습니다.


초록 새는 땀을 뻘뻘 흘리며 집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어려웠지요. 나무가 잘 구부러지지도 않았어요






분홍새10.png


초록 새는 힘에 부쳐서 쩔쩔매다가 그만 나무아래에 흐르고 있는 계곡물에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집을 지으려던 작은 나무는 계곡의 물을 따라 빠르게 흘러내려가고 있었어요.

초록 새의 마음은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실망한 초록 새는 ‘나는 왜 이렇게 어리석기만 할까? 이제 다 끝나버린 거야.’ 하며 무심히 흘러가는 뭉게구름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냥 다 포기하고 저 구름위에 올라타고 멀리멀리 가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허나, 분홍 새를 생각하면 절대로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오두막집을 내려다보니 아직도 마당에는 작은 나무들이 있었습니다.

초록 새는 망설이고 또 망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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