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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구 Sep 25. 2022

코스닥 시장을 거꾸로 보자.

폭탄은 누구에게 떨어질까?

안녕하세요, 코스닥 시장에는 여러 가지 재밌는 요소들이 있다는 걸 아시나요?

오늘은 코스닥 시장에서 주식 투자자들이 경계하는 동시에 흥미로워하는 '전환사채'에 대해서 얘기해볼까 합니다.



전환사채는 뭘까요? 오늘 얘기를 통해 전환사채에 대해 정리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주식을 왜 발행하나요? 발행하는 주체인 회사가,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받기 위해서이지요. 주식을 발행하는 수단 외에도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주식을 발행하지 않더라도 '회사채'를 발행함으로써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주식이든 '회사채'든, 핵심은 '자금 조달'입니다. 조달한 자금의 용처에 따라 투자자들은 다르게 판단하지만, 일단은 확보한 자금을 회사에서 잘 사용해본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력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식 시장에서의 원전 대장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최근 사우디에서의 수주 계약이 잘 마무리 된다면, 성장세가 뚜렷해지겠지요.


두산에너빌리티(前두산중공업)에서 2년 간 500억을 빌리기 위해, 1년에 이자를 대략 6% 정도 지불한다고 합니다. 이자만  30억이군요....그런데 말입니다. 조금 더 싸게 돈을 빌려오는 방법은 없을까요?


예를 들면, 이자를 1년에 0.5% 수준, 혹은 무이자로 대출할 수 없을까요?

(무이자 60개월 할부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여러가지 생각이 드시겠지만, 빠르게 전개해보겠습니다.


            본문1. 달콤한 전환사채                 


전환 사채(convertible= 전환가능한, bond= 채권)가 오늘의 60개월 무이자 할부의 주인공입니다.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회사는 아주 싸게 돈을 빌리는 대신!! 주식으로 원금을 상환할 '수'도 있는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낮은 이율의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예시를 들어보지요.

자 여기, '누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20년도에 69억, 21년에 75억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2년 반기에는 50억 정도의 매출을 올리며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비료' 회사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차치하고 '주식의 가격'만 놓고 말하겠습니다.

21년도 합병을 통해 재상장하면서, 눈에 띄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줬지만 제가 더 관심있게 보는 까닭은 '전환사채' 때문입니다.

1주에 1천원, 13억 9500만원 어치의 주식이 9월 30일 상장될 수 있습니다.


최근 누보의 가격이 얼마였나요?

9월 23일 기준으로 1주당 2200원이었습니다.


9월 30일에는 누보의 새로운 주식들이 1주당 1천원, 139만 5천 주 상장시킬 수 있습니다.


상상을 해보세요. 만약에 여러분이 2019년 가을에 누보라는 주식을 1주에 1천원씩 1만 주만 사들였다고 말이죠. 시간이 흘러, 2022년 9월 30일이 됐습니다. 그때까지 2천원이라는 가격대가 계속 유지된다면, 100%의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제가 전환 사채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다시 드리면서, 계속해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1. 전환 사채를 매입하게 되면, 돈을 빌려준 투자자는 2가지 선택권을 갖게 됩니다.

2019년 7월 30일 발행한 전환사채입니다. 회사는 자금 조달을 위해 139억 5천만원이 필요했고, 투자자들은 '0%'의 이자를 감안하고 돈을 빌려줬습니다.

첫 번째 선택지는 '자신이 빌려준' 돈을 '주식'으로 돌려받는 것입니다. 대신증권이 대략 10억을 빌려줬군요.

누보(주)의 1회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의 경우 1주당 1000원에 매입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대신증권은 100만 주를 받을 수 있겠군요.


두 번째 선택지는 '자신이 빌려준' 돈을 '그대로' 돌려받는 것입니다. 왜 돈을 그대로 돌려받으려 할까요??

'누보'의 주가가 1천원 이하로 하락했을 경우를 생각해보세요. 이 경우에는 1주에 1천 원씩 주식을 받을 수 있는 '옵션'을 굳이 행사하려 할까요? 주식 시장에서 1주당 700원 800원에 거래되고 있을 경우에는, 오히려 손해입니다. 그럴 경우에는 대신증권에서 만기일자인 '2024년 7월 30일'까지 기다리다가 누보에 투자한 10억을 돌려받으면 됩니다. 원금을 손해보지 않는 투자 방법이 여기 있군요!!!!


그런데 말이지요. 재밌는 요소가 하나 더 있습니다. '1주'당 1000원이란 가격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지요.  

 '전환가액의 조정'이라는 비밀 무기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본문2. 끝없는 조정                 

주식회사 초록뱀 컴퍼니입니다.

여기 52주 신저가를 넘어서 역대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는 회사가 있습니다.

'초록뱀 컴퍼니'.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잘 모르더라도, 주식 차트만 놓고 보면 괴랄하다고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회사도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여기에 투자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조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21년 11월 16일 전환사채 150억을 발행했습니다. 1주에 952원으로 계산하면 1575만 주...입니다....

자. 작년 11월 중순에 초록뱀 컴퍼니에서는 '사채'(社債)를 발행했습니다. 우리 회사에 돈 좀 빌려주세요~.

150억 좀 빌려달랬더니, 150억을 다 빌려줬습니다. 24년 11월 16일까지는  갚는 조건으로 대출을 했네요.


 '22년 11월 16일'부터는 '전환청구가능기간'입니다. (전환사채 발행 후 1년이 지나고서, 주식으로의 변경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즉 22년 11월 16일부터는 빌려준 돈만큼 '주식'으로 바꿔올 수 있다는 거지요.

21년 11월 16일, 화요일에는 초록뱀 컴퍼니의 '종가'가 정확히 '1620'원이었습니다.

1620원짜리 주식을 952원으로 할인해서 매수할 수 있다는 옵션이 있는데, 꽤 솔깃하지요?


그런데, 1년이 지나보니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618원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이를 어쩌지요.

그러면 돈을 빌려준 사람들은 2가지 선택권이 있습니다.

'빌려준' 돈만큼, 다시 원금을 돌려받거나. 주식 가격이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충분히 오른 후에 '주식으로 바꿔달라고' 청구하거나.


다만, '전환가액'보다 현재의 주가가 현저히 낮을 경우에는 '전환가액조정'이라는 특별 혜택이 있습니다.


7월 18일에 전환가액이 최근 주가의 흐름을 반영하여 조정되었습니다. 9월 16일에도 조정되었습니다.

자, 7월 16일과 9월 16일에 952원에서 전환가액이 조정됐습니다. 얼마나 하락했을까요?

9월 16일, 전환가액이 조정되어 741원이 됐습니다. 7월 18일은 952원->789원. 9월 16일은 781원-> 741원.


150억을 빌려준 사람들은 1주당 952원에 계산하여 1575만 주를 받을 수 있었지만,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9월 16일 기준으로 1주당 741원에 '2024'만 주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자, 그러면 여러 생각이 들겠지요.

언제 '전환가액조정'이 끝나는가?

'청구'할 때까지입니다.


다시 말해서, 주식으로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결정'할 때까지 계속 조정할 수 있습니다.


자,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회사에서 전환사채를 발행할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자'가 0% 혹은 0.5% 정도의 최저 수준이므로. (물가상승률(1~3%) 수준을 고려하면, 매우 낮은 금리.)

그런데 '두산에너빌리티'는 왜 전환사채를 발행하지 않을까요? ? ?

왜 1년에 이자 6.4%를 지불하는 '손해'를 볼까요?


그것은 주식수가 많아질 경우의 문제와 관련있습니다.


한 가지 가정을 통해 설명하겠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대주주 xx님이 50%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전체 발행주식수는 1000주이며, xx님은 500주를 보유하고  있겠지요.


사업의 확장을 위해 전환사채를 발행한다고 가정합시다. 투자금이 필요해서,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실제로 전환사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훗날 '원금'을 돌려받는 게 아니라

'주식'을 매입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럴 경우 전체 주식수는 1천 주가 아니라

1천 100주든 1천 200주든 늘어났을 겁니다.


대주주 xx의 지분율은 그대로50%일까요?

대주주 xx는 별도의 주식 매수를 하지 않았을 경우, 회사 지분율이 하락했을 것입니다. (위 경우에는 50%의 지분율이 25%의 지분율로 변했겠군요.)


다시 말해서 해당 회사에 대한 지분이 '희석' 되었을 것이며, 회사는 앞으로의 영업이익에 대한 지분을 타인에게 넘겨준 셈이 되지요. 혹은 경영권 분쟁이 있을 경우에도 문제가 되겠지요.


다시 말해서, 일반적으로 '낮은 이율'만을 생각해서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회사는 드물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주식회사에 투자하는 목적은 '회사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입니다.



하지만, 성장보다는 '차익 거래' 자체에 가치를 두고 있는 회사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소위 '작전'이라 일컬을 수 있는 행위를 일삼고, 불법과 합법의 경계선에서 끊임없이 주식 투자자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을 것입니다. 소규모 투자자인 우리들은 이에 대해 분명히 경계하고, 적절히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정리                                                          


1. 전환사채는 전환사채를 매입한 투자자와 회사, 양측에만 좋다. 이미 '주주'인 사람들에게는 불리하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코스닥 시장에는 계속해서 cb(전환사채)가 발행될 것이다. 작은 회사들에게는 투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3. cb를 발행하여 '작전'하는 회사들은 어떻게 공략할 수 있을까?


작전이 단기적으로 끝난 회사들에 대한 자료 정리는 다음주 일요일에 업로드 하겠습니다.

몇 가지 주식 회사들을 짚어보면서, cb에 대해 살펴볼 가치를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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