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통해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개선점 찾아보기
JTBD(Job-To-Be-Done)의 핵심은 기업이 포커싱해야 하는 것은 다름아닌 '고객' 그 자체이고 '고객이 지닌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방식을 택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터뷰는 고객의 생각, 고객이 지닌 문제를 고객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서 알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인 정성적 데이터 수집 방법론이다. 이는 좋은 인사이트를 도출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각설하고, 오늘은 실제 서비스의 이용자와 진행한 인터뷰를 중심으로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짧게 분석해 보고자 한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오늘 분석하고자 하는 서비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를 떼놓고 분석하는 이유는 선물하기 시장의 규모가 말해준다. 선물하기 시장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3조 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52%의 급성장을 보여줬다. 이토록 매력적인 시장에서, '선물하기' 서비스의 창시자격인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꼭 한번 분석해보고 싶었다. 본격적인 인터뷰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카카오의 배경을 좀 더 살펴보도록 하자.
카카오는 이커머스 시장에 비교적 늦게 진출한 후발주자다. 후발주자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 단점은 선발주자들이 흡수한 고객들을 데려오기 힘들다는 점, 장점은 선발주자의 약점을 노리는 것이다. 카카오는 시장 돌파구를 온라인 명품거래에서 찾고 있다. 선발주자들이 온라인 명품거래 시장을 공략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용해, '카카오 선물하기'를 필두로 온라인 럭셔리 시장에서 독보적 영역을 확보하여 커서므 사업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명품 시장은 대체로 매력적이다. 마진율도 대중 소비재에 비해 높고, 온라인 명품시장 자체도 성장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봐도,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의 규모는 1조 5957억 원으로 5년 전(1조 455억 원)보다 무려 53%나 늘었다.
그렇다면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주요 구매연령층은 어떻게 될까. 정관장에 따르면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주요 구매연령층은 2030 세대가 5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2018년 대비 2021년 20대 명품 구매량은 무려 70%나 증가했다. 20대의 소비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선물하기 시장에서 20대는 매우 중요한 고객이다.
그렇다면, 20대에게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가 프리미엄 선물, 명품 구매처로 소구될 수 있을까?
이 핵심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기 위해,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사용 빈도가 매우 높은 한 대학생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다.
인터뷰에 들어가기 앞서
본격적인 인터뷰 내용을 상술하기에 앞서 간단하게 인터뷰 배경, 인터뷰 목적, 인터뷰 가설을 살펴보고 가고자 한다. 배경과 목적 그리고 가설을 뚜렷하게 설정하는 것은 인터뷰가 샛길로 새는 일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인터뷰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 방향으로 진행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다.
인터뷰 배경
: 위에 서술된 시장 상황 + 20대에게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프리미엄 선물, 명품 구매처로 어필하고 싶은 카카오톡의 현 상황
인터뷰 목적
: 20대 카카오톡 선물하기 이용자의 서비스 주 이용 목적을 파악하여 선물하기를 통한 프리미엄 선물과 명품 구매 유인책 확보
인터뷰 가설
: 20대 고객들은 신뢰성이 보장된다면 가격이 높은 상품에 대해서도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다.
가설 설정 계기
: 20대에게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일상소비재 등 가볍게 선물할 때 이용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전반적인 재화를 다룬다는 점에서 전문성이 다소 떨어져보이는 플랫폼 이미지가 한 몫 한다. 그렇다면 신뢰성을 제고하면 되지 않을까?
본격 인터뷰 내용
<오늘의 퍼소나 aka 인터뷰이>
나이 24살, 서울에 살며 부모님께 용돈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평범한 자취생 대학생 남자.
특징으로는 교우 관계가 매우 완만하여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한달에 7번 이상 사용한다는 점이 있다.
이하 인터뷰 전문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엔 밑줄을 쳐봤다.
Q. 현재 하고 계신 일은 무엇인가요?
A. 대학생입니다.
Q.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A. 24살입니다.
Q. 현재 어디에서 거주하고 계시나요?
A. 서울 동작구에서 자취하고 있습니다.
Q. 혹시 아르바이트를 따로 하고 계신가요?
A. 아르바이트는 따로 안하고 부모님이 주시는 용돈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Q. 혹시 선물을 자주 하시나요?
A. 선물은 자주 합니다. 일반적으로 생일선물을 많이 해요. 한달에 7~8번은 하는 거 같네요.
Q. 왜 이렇게 자주 하세요?
A. 지인 생일이 많아서요. 친한 친구들 생일만 챙겨도 저 정도는 되는거 같아요.
Q. 선물은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시나요?
A. 대부분의 경우 카카오톡의 선물하기를 이용해요. 격이 없는 사이한테 주로 하는 거 같아요. 예를 들어, 교수님한테 선물하기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은 없네요.
Q. 그럼 어떤 선물을 주로 하시나요?
A. 기프티콘이나 상대 상황에 맞는 사소하고 작지만 필요한 선물들 위주로 하는거 같아요.
Q. 그럼 특별히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뭐가 있을까요?
A.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최대 장점은 편리성인거 같아요. 카카오톡은 20대에겐 누구나 쓰는 메신저고, 생일 축하도 보통 카카오톡으로 많이 하잖아요, 축하 메시지를 보내면서 선물도 같이 보낼 수 있다는 점이 매우 간편한 것 같아요.
Q. 편리하다는 점 외에도 메리트가 있을까요?
A. 추가 옵션 설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요. 예를들어, 배송지도 받은 사람이 설정할 수 있고, 선물의 사이즈나 색상 등의 옵션을 받는 사람이 마음대로 바꿀 수 있으니, 상호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이 좋은 거 같아요. 그리고 선물 받는 사람의 위시리스트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메리트라고 느껴져요.
Q. 혹시 실례가 안되신다면 가장 최근에 선물한 상품의 가격대가 어느정도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A. 4~5만원대 선물을 했습니다. 평소에도 5만원 이내로 선물하는 것 같아요.
Q. 선물하기를 통해 50만원 이상의 명품 제품을 구매할 의향도 있으신가요?
A. 명품이라면 굳이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안살꺼 같아요.
Q. 이유가 뭘까요?
A. 명품 선물의 의미가 퇴색되는거 같아서요.
Q. 퇴색된다고 느끼시는 이유가 뭘까요?
A. 카카오톡 선물하기라는 플랫폼 자체가 선물을 주는 사람의 편의성을 고려한거라 생각해요. 저에게 있어서 명품을 선물한다는 건 나의 성의를 전달하는 행위인데,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쓰면 정성이 퇴색되는 것처럼 느껴져서요.
Q. 정성이 왜 퇴색되는거 같아요?
A. 주는 과정이 너무 쉬워서요. 명품을 선물한다는거 자체가 정성을 표현하는 방식인데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선물 전달 방식은 일반적인 소비재를 쉽게 전달하는 느낌이 커서 명품 선물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느껴져요.
Q. 그렇다면 명품 구매는 주로 어떻게 하시나요?
A.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에서 해요.
Q. 발란을 이용하시는 이유는 뭐에요?
A. 명품 쇼핑몰 하면 떠오르는 명품 전문 브랜드에요. 따라서 전문성이 느껴지고, 전문성이 있으니 그만큼 신뢰할 수 있을 꺼 같아서요.
Q. 그렇다면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명품은 신뢰할 수 있으신가요?
A. 부분적으로요.
Q. 부분적이라는 건 구체적으로 어떻게 부분적인지 알 수 있을까요?
A. 카카오라는 기업 자체는 신뢰하고 있어요. 워낙에 대기업이고 오랫동안 서비스르 운영해 온 기업이니까요. 근데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이미지 자체가 저렴한 느낌이 강해요. 몇천원짜리 일상재부터 전반적인 재화를 다룬다는 점에서 전문성이 떨어지는 느낌이에요. 이는 곧 신뢰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뜻이구요.
Q. 혹시 나에게 선물하기 서비스는 이용해보신 적이 있으실까요?
A. 없어요
Q. 나에게 선물하기를 통해서 명품을 구매하려면 이 정도는 돼야한다 싶은게 있나요?
A. 차별화된 플랫폼 경험과 프로모션이요. 발란의 경우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거든요. 한번 가입하면 지속적으로 가격 할인 쿠폰을 지급하고, 등급제도 존재하는 식으로요.
Q. 앞서 말씀하신 차별화된 플랫폼 경험이란 뭘까요?
A. 일단 기본 카카오톡 선물하기랑 명품 선물하기는 UI적으로 독립이 필요할 꺼 같아요. 전문성이 높아보이기 위해서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인터뷰 끝-
가설 검증 및 인사이트 도출
검증 결과 가설은 빗나갔다. 20대를 끌어들이기에 신뢰성만으로는 부족하다.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은 인사이트 도출하는 데에 성공했다. 인사이트를 살펴보기 앞서,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명품을 선물하는 유형을 아래의 두 가지로 나누어보자.
① 타인에게 선물하는 경우
② 나에게 선물하는 경우
자, 그럼 이제 어떠한 인사이트가 도출되었는지 알아보자.
1. 20대는 ①의 경우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쓰지 않을 수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주는 사람의 편의를 고려한 서비스이기에, 선물을 주는 입장에서 성의가 없어보일 수 있어서 기피하게 될 수 있다. 이를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해보자면, 20대에게 명품 선물이란 제품 자체보다 행위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보통 ①의 경우는 특별한 날이다. (ex 가장 친한 친구의 생일, 여자친구와의 기념일 등) 이 경우, 명품을 유심히 고르는 과정부터 2차적으로 선물을 포장하고 편지를 동봉하는 등의 ‘정성이 담긴’ 행위가 중요하기 때문에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수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선물하는 입장이 간편해서 쓴다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2. ② 의 경우 20대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선물하기 내 UI 차별화와 프로모션이 필수적이다.
보편적으로 20대는 명품을 일상재처럼 소비하지 못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고관여상품인 만큼 신중하게 구매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들의 입장에서 신뢰성과 전문성은 당연히 보장되어야 한다. 현재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에서 명품은 일반재와 동일한 카테고리 내에 위치해있다. 동일한 취급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사는 사람 입장에서 명품은 특별하다. 따라서 명품을 살 때에는 차별화된 경험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프리미엄 선물하기' 등으로 명품은 기타 소비재와 독립적으로 위치시켜야 소비자들이 더욱 신뢰할 수 있고, 전문성을 느낄 수 있다. 프로모션 또한 필수적이다. 할인 쿠폰이나 적립제도를 만들어 선물하기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인터뷰 KPT
Keep
: 몇 번의 왜? 라는 꼬리질문을 통해 문제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었다. 5Whys를 애용하자.
Problem
인터뷰의 흐름이 중간중간 매끄럽지 못했다.
인터뷰이가 한명이라 추출한 인사이트가 편향적일 수 있다.
대답이 네/아니오인 질문들이 있었다.
질문 구조가 체계적이지 않았다.
대답을 강요하는 질문이 있었다.
원하는 쪽으로 인터뷰를 끌고 갈 뻔 했다.
상대방의 제스처 등 부수적인 요소에 많이 신경을 못 썼다.
명품 시장의 주요 타깃은 소비력이 통상적으로 높은데 해당 인터뷰이의 경우 소비력이 제한적이었다.
Try
인터뷰를 사전에 체계적으로 구성하자
인터뷰이를 3명 이상 확보하자
네/아니오로 끝나는 질문들은 최대한 배제하자.
대답을 강요하지 말고, 항상 중립을 유지하자
상대방의 제스처, 말하기 전의 머뭇거림 등 부수적인 요소를 신경쓰자
끝맺으며
인터뷰이 경험은 많지만, 인터뷰어 경험은 처음이다. 인터뷰어가 고려해야 할 상황이 훨씬 많고, 인터뷰는 단지 질문을 주고받는 걸 넘어서 매우 체계적으로 구성해야 하는 복잡한 시스템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질문 하나를 만들때도 이 질문이 중립을 유지하는지, 혹시 편향적이진 않은지 고려해야 하는 등 고려 사항이 많았다. 올바른 질문 리스트를 만드는 것부터 너무 어려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점을 제시하기에는 인터뷰이가 단 한명이었고, 정량적인 조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글의 한계가 존재한다. 먼저, 문제점과 해결과정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논리적 비약이 발생하였다. 또한 내부 지표를 통한 검증이 불가능하기에 추측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나는 인터뷰를 통한 가설 설정과 검증 과정을 경험해보았다는 것에 좀 더 의미를 두고 싶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나도 정말 애용하는 서비스이다. 앞으로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명품 시장에서 몸집을 어떻게 키워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 자료
https://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059087
https://www.techm.kr/news/articleView.html?idxno=96839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0830/108837467/1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3273446632259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