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장과 유치장(1)

시골장터

by 써니짱
오일장 1.png

2008년 여름 -


세월이 흘러 승진에 승진을 거듭한 나는 그렇게 그리워하던 고향 상주의 수사과장으로 발령이 났다.


어릴 적 아버지가 상주경찰서 형사반장 근무를 했었는데 자식이 형사 계장도 아니고 수사과장으로 발령이 났으니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이였던가?


고향에 왔지만 아버지의 명성에 누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된다고 굳게 마음을 먹고 고향에 어떤 형태라도 도움을 주고 안정된 치안을 확보하겠다고 생각을 했다.


경상도는 경주와 상주의 앞머리를 따서 경상도라고 했을 만큼 고도(古都)며 농산물 생산이 풍부하여 인정이 많고 여유가 넘치는 시골 도시라고 보면 된다.


예전부터 오일장이 서는데 근래에 들어 소매치기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는 보고를 받았다.


장날이 되어 소매치기 검거를 못하면 예방이라도 할 겸 10여 명의 형사중 당직과 비번을 제외 하고, 2인 1조, 3개 조를 편성하여 시장 내 번잡한 곳에 근무를 내보냈는데도 오후 들어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또 보고를 받았다.


형사 배치를 했는데도 발생을 했으니 서장님 보기에 민망해 죽겠고 창피하기도 했다.


역시 대구 같은 도시와 지방 형사 하고는 차이가 있구나 생각을 하고 이래서는 검거는 커녕 도리어 웃음거리가 될 것 같아 내가 대구에 있을 때 소매치기 전과자이며 나에게 여러 번 제보를 해주었던 권영학(가명)에게 연락을 취했다.


“야! 영학아!”

“예! 형님 요사이 고향에 수사과장으로 가니 좋습니까?”


“야! 좋기는 한데 골치가 아프다”

“뭔데요?”


“장날만 되면 치기 애들이 와서 촌사람들을 울리고 가는데 좀 도와줄래?”

“형님! 나도 요사이 그쪽 아들 안 만나서 .. 일단 알아 볼께요”


“쪽 팔리게 이게 뭐꼬? 빨리 알아보고 연락해라”

“알았습니다. 형님”


권영학은 고향이 안동인데 나이가 나랑 같았으나 범죄자들은 형사 나이가 자신과 비슷하게 보이면 형님으로 부른다.


예전 나에게 소매치기범으로 구속된 일이 있으나 송치 후 교도소에 접견을 하며 용돈을 넣어 주고 했더니 정을 못 잊고 출소 후에는 택시기사로 일을 하며 절도범이나 마약사범 정보를 간간히 제보를 해준다.


권영학이 주는 정보는 100% 정확해서 신뢰를 하는 편이었다.


전화 통화를 하고 일주일이 지날 즈음 권영학에게 전화가 왔다.

“형님! 요새도 장날 아이들 옵니까?“

“피해품이 많지는 않지만 오는 것 같더라”


“내가 알아봤는데 젊은 아이들은 아니고 폐계들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아이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 어떻게 할래?”

“내가 보면 아니까 장날 내가 상주 올라가겠습니다.”

“알았다. 상주는 2일과 7일이 장날이니까 일기예보 보고 날씨 좋은 날 아침에 전화 하고 출발해라 알았지?”


“예! 형님 알겠습니다.”


그렇게 통화가 끝이 나고 장마가 지난 8월 중순 전화가 왔다.


“형님 별 일 없지요?”

“응 그래 잘 지냈고?


“이번 7일 날 비번이고 해서 상주 한번 올라 깔까 하는데 괜찮습니까?”

“그래 괜찮다 올라 오거라”


그렇게 약속을 하고 그날은 외근 형사 10명에게 다른 일은 접어두고 준비를 하라고 했다.


소매치기랑 형사는 처음 봐도 서로 냄새가 난다고 하는데 소매치기들끼리도 서로가 알아본다.


권영학이 아침에 상주에 도착을 해서 그동안의 안부를 묻고 차를 한잔 한 다음 시장이 제일 법적거릴 시간에 같이 시장시장 2층 건물에 잠복하여 진두지휘를 하였다.


형사들에게는 아침 회의시 집합을 시켜 소매치기들의 행동과 피해자 확보방안, 각자 위치 등에 대한 사전 교양을 하여 만전을 기하라고 신신당부를 해둔 상태였다.


형사들이 전부 고향 후배들이거나 나이들이 나보다 어려 지휘에 어려움이 없었다.


대구에서 형사로 이름깨나 날렸다는 과장이 대구의 정보원 까지 동원해서 검거 할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니 덩달아 힘차게 움직일 수 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상주의 시장은 활발했다. 시골의 5일장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시장에서 작전을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젊은 사람들은 모두 도시로 빠져 나가고 장사를 하는 사람이나 장을 보러 오는 사람이나 나이가 많은 사람들인지라 행동이나 판단들이 모두 둔하기만 해서 젊은 형사들을 배치해도 눈에 먼저 띠게 되어 있어 난감하기만 했다.


촌로들이 장을 본다고 나와도 가지고 있는 돈들이 많지 않아 소매치기들도 한물간(?) 퇴역 소매치기들이 온다고 보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포기를 할 수 없었다.


약도를 그려놓고 시장 중간 중간에 형사들을 배치를 해놓고 나는 정보원과 함께 시장내에서 사람들이 제일 많아 모이고 잘 보이는 곳 상가 2층에 자리를 잡고 각자 위치를 확인했다.


나는 무전기로 형사들에게 지시를 했다.

“형사들은 긴장을 해서 대기하고 지시하는 즉시 행동하기 바란다”


시골장날이라 사람들이 많았지만 형사들은 주변도로를 익히 잘 알고 있던 터라 점포 이름만 불러도 위치를 알 정도였다.


소매치기는 악랄한 범죄꾼이라 최악에는 인질극까지 벌일 수 있기에 과감하면서도 신속히 제압을 해야 된다는 교육을 시켰지만 긴장의 연속이었다.


몇 명이 어떻게 움직일지? 또 올지 안 올지? 더구나 나이가 많은 시골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장날이라 걱정이 되었다.


‘아! 너무나도 복잡하여 작전을 수행하기가 어렵구나.. ’

나는 속으로 생각하며 한탄을 했지만 끝까지 집중을 놓지 않았다. 그러기를 잠시 현장에 있는 형사 계장한테 무전이 왔다.


“과장님 도무지 뭐가 보이질 않습니다. 시간만 축내는 것 같습니다.”


범인 검거에 혈안이 되어있던 나는 마음이 조급했다. 나는 옆에 있는 정보원에게 물었다.


“뭐 보이는거 없나? ”


옆에 있던 정보원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내게 말했다.


“형님! 차라리 깔끔하게 차려입고 핸드백 들고 있는 아줌마들 근처에 형사들을 붙이시지 예.”


나는 순간 그 방법도 괜찮을 것 같았다. 많은 사람이 움직이는 시장에서 몇 명인 줄 모르지만 일망타진 한다는 생각은 무리였다고 생각을 하고 우선 한명이라도 걸리는 대로 검거를 해야 될 것 같았다.


정보원이나 우리가 보아도 치기배들의 타겟이 될 만한 사람을 찾았다.


“영학아!! 그걸 와 인자 얘기 하노!! ”


무전으로 형사계장에게

“성 계장! 자네 뒤쪽에 하늘색 원피스 입고 있는 여자가 있는데 그 주변에 김 형사 조를 붙이고 뒤쪽에 변 형사 조를 붙이고 미행을 해봐라”


“알겠습니다.”


무전으로 지시를 내리고 보니 형사들의 움직임이 보였는데 누가 봐도 형사들이라는 것을 알게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시골장터 #오일장 #재래시장 #소매치기 #공범 #전과 #정보원 #형사 #장날 #고향

keyword
이전 07화아! 훈민정음해례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