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순은 다시 일터로 돌아갔다.
사적인 만남이 있었다면 과연 있었다고 얘기를 했을까? 분명한 것은 목격자가 있고 본인은 장날 한 번씩 같이 시장에 갔었다는데..
나는 정일순에 대해 제보를 한 직원을 찾고 싶었으나. 요사이 같으면 발신자를 찾아낼 수 있었지만 방도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돌아가야만 했다. 일단 돌아가서 수사 지휘부에 보고를 하여 다시 재정비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발걸음을 돌리는데 공장 관리자가 나에게 마중 나오듯 말을 걸었다.
”형사님 가십니까? 정일순 씨한테 뭐 좀 알아낸 거라도 있습니까? “
나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아.. 뭐 그냥 간단히 물어볼 것이 있어서 물어봤는데 별 소득은 없네요. “
”하기야 저기 주방에서 일하는 아줌마가 뭔 도움이 되겠습니까 허허. “
”일이 잘 안 풀리네요. 저도 답답합니다. 일단 돌아가야지요 뭐.. “
”그래요 조심히 가십시오 형사님 “
”예. 아 근데 혹시 평소에 사장님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지요? “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물었다.
”찾아오는 사람이요? “
”예. 뭐.. 그냥 가끔씩이든 뭐든 찾아오는 사람 없었나요? “
”음.. 요 최근에 개인택시 하는 기사가 몇 번 왔었습니다. 사장님 실종된 날도 그 택시기사가 사무실에서 사장님을 만나고 간 일이 있습니다 “
나는 눈이 번쩍 뜨였다.
”택시 기사요??!! “
공장 관리자는 놀랐듯 나를 바라보았다.
“예.. 택시기사요.. 근데 왜 그러십니까?”
나는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택시기사는 누구인데 여기 실공장에 오신다는 말인가요?”
“전에는 직원들 퇴근시간이 되면 회사밖에 있다가 누군지 모르지만 같이 가는 것 같더니 한 달 전부터는 여기 사장님을 만나 사무실에서 차를 먹고 가기도 해서 나는 사장님과 친분이 있는 줄로 알고 있었습니다.”
내 머릿속은 갑자기 뭔가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아까 분명 정일순이 자신을 여기로 소개해준 친구의 신랑이 개인택시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친구는 여기서 근무를 하지 않는데 왜 친구의 신랑이 여기를 종종 찾아왔던 것일까. 물론 정일순의 친구 신랑이 아닐 수도 있지만 나는 왠지 모를 직감으로 그 택시기사가 정일순의 친구 신랑이라 확신했고. 이 사건은 분명 치정사건이라 확신했다.
“그걸 왜 이제야 얘기합니까!! 누구 다른 형사들에게도 이런 이야기 했습니까?”
나는 관리자에게 소리쳤다.
“아니.. 형사님.. 그게 택시기사가 종종 왔다는 거는 이미 달성 경찰서 형사들한테 다 얘기했는데요..”
“이미 얘기했다고요?”
“예.. 형사님 오시기 전에 이미 지방청 강력 계하고 달성 형사들한테는 이미 다 했는데요..”
“ 이런... 일단 알겠습니다. 나중에 다시 전화드릴게요.”
“ 그 택시기사 연락처는 알고 있습니까?”
“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닌데 내가 어떻게 연락처를 압니까?”
나는 서둘러 사무실로 발검음을 돌렸다. 지방청 사무실 도착 후 나는 강력계로 향했다.
“어이! 조형사!”
나는 사건을 담당했던 강력계 조 형사를 불렀다. 조 형사는 내 목소리를 듣고 나에게 왔다.
“예! 형님 부르셨습니까?”
“어. 그래 자네 혹시 이번 실종사건 수사하면서 택시기사 이야기 들어왔나?”
“예? 택시기사요? 저기 형님 천천히 얘기해보세요 ”
나는 몹시 흥분된 상태에다 마음이 많이 다급해져 있었다.
“어.. 그게 그러니까. 이번 달성 사장 실종사건 있잖아.”
“네네 저희 쪽에서 폭력계로 넘겼던 사건 말이시죠?”
“그래 그래. 그 피해자 말이야 실종 신고 당시 택시 기사를 몇 번 만났다고 얘기했다는데 자네가 알고 있냐고.”
“아. 네 알고 있습니다. 그 택시 기사 이름이 박만수였던가? 그럴 거예요.”
“자네는 그걸 알고 있으면서 왜 우리에게는 얘기를 하지 않았나?!”
조 형사는 왜 그러냐는 표정을 지었다.
“그거야 그 박만수라는 사람은 사건과 별 관계가 없어서 말씀 안 드렸죠..”
“ 관계가 없다고??"
”네. 달성 경찰서에서 참고인으로 불러서 조사를 했는데 그냥 실종자와 아는 사이고 아내 친구를 회사 주방에 일하게 소개해준 일도 있고 해서 그날도 그냥 차 한잔 먹고 헤어졌답니다. 그래서 달성 경찰서에서도 특별한 혐의점이 없어 귀가 조치시켰는데요. “
”이런 병신들!!! 없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인데 그렇게 소홀히 수사를 하고 내보내나? “
나는 자리를 박차고 나와 폭력계 사무실로 향했다.
”최 형사!! “
최 형사는 내 목소리를 듣고 바로 뛰어나왔다.
“예 형님! 불렀습니까? “
”지금 당장 달성 경찰서에 연락해서 피해자 실종 당일날 같이 있었던 택시기사 박만수 대한 정보 싹 다 알아와! 특히 가족관계! “
최 형사는 바로 움직였다. 나는 수사 지휘부에 이 사건은 금전 관계가 아닌 남녀관계에서 벌어진 사건일 것이라고 추정된다고 보고 했다.
수사 지휘부에서 수사할 만한 단서도 없고 폭력계에서 입수한 정보가 신빙성이 있으니 폭력계는 여자관계에 대하여 수사를 해보라고 지시를 했다.
1시간 뒤 최 형사가 내게로 와서 보고 하기를..
”형님 달성 경찰서에는 박만수가 아무런 혐의점이 없어 그날 행적을 진술받고 귀가 조치시켰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족 관계는 아내와 군대에 가 있는 아들과 대학생 딸 하나가 있습니다. “
”박만수 마누라 이름은? “
”예 여기 보시면 이미선으로 되어있네요. “
”그래 일단 알았어 “
”오늘 실종자 공장에서 조사한 주방 아주머니한테 뭐가 나왔습니까? “
”아직 몰라 “
나는 오늘 공장에서 만난 정일순을 생각했다. 분명히 낯이 익은 얼굴이었다. 그리고 남편이‘건축’ 업에 종사한다는 얘기를 듣고 내 생각은 분명 내가 아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아 최 형사 지금 우리 다른 사건들도 많이 밀려 있지? “
최 형사는 한숨을 푹 쉬었다.
”많지요.. 요즘 깡패 놈들 건설업에 자꾸 손을 대서 머리가 아픕니다. “
”왜? 또 무슨 짓들 하고 다니는데? “
”아 시공사 쪽 공사대금을 자꾸 미루고 강제로 금액을 깎고 뭐 난리입니다. 그래서 시공사 쪽 사장들 진정사건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
”썩어 빠질 놈들! 잡아도 잡아도 족쳐도 족쳐도 끝이 없구먼.. “
그 순간 내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번쩍 생각이 들었다.
”잠깐만! 공사대금?! “
최 형사 또한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예. 공사대금이요. “
”그래!! 그거다!! “
”예?? “
“아. 아니다 니는 일 봐라. “
정일순이 누군지 드디어 생각이 났다. 예전에 내가 서부 경찰서에 근무를 할 때 어떤 부부로부터 내당 4동 주택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진정사건을 접수받아 수사를 했는데 그때 그 부인이 정일순이었다.
‘ 그래.. 어쩐지 낯이 익는다 했어 그때 그 부인이 정일순이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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