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 한강뷰 서울집 마지막날 밤

이사전날

by 나모

부산에서 일 때문에 올라와 인천 영종도라는 곳에서 10년을 살았다.


서울에서 꼭 살아야 한다는 마음도 없었고

부산출신인 나에게 넓은 도로 와 새로 지어진 도시인프라에 비해 사람이 없어 항상 여유로운 느낌을 주었고, 직장과 가까운 영종도는 최고의 주거지였다.


그렇게 10년을 영종도 밖을 나가지 않았는데


어느 날 막연하게 서울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렇게 사람들이 서울을 좋아할까? 하고 말이다.


그렇게 알아본 내 인생 첫 서울(전세) 집은

가양동의 구축 아파트였다.


인천공항으로 출근도 용이했고 무엇보다도 처음 집을 보러 갔을 때 베란다에 펼쳐진 한강이 도배도 장판도 샷시도 하나 안된 작은 구축아파트를 계약하게 했다.


재밌는 건 이직한 직장이 이사한 아파트와 걸어서 15분 걸리는 곳이라는 것이다.


2년을 살고 재계약을 할 때는 집주인이 샷시공사를 해줬다.

(나는 내 집도 아닌데 이 집의 포인트는 한강이고 그렇기에 불투명샷시를 하면 안 된다는 조언까지 하며 집주인을 설득했다.)


그렇게 샷시까지 한 집은 더욱더 나를 행복하게 해 줬다.


화창한 날 베란다에서 밖을 바라보면 스트레스가 다 풀렸고,

참 웃기게도 처음에는 라면을 하나 먹더라도 꼭 간이책상을 가지고 베란다에서 먹었다.


3년 좀 넘게 살다 이 집에서 결혼도 하고, 현재는

아이도 생겨 조금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야 하게 생겼다.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 집에서는 도저히 아이를 키울 수없었다. 그렇게 집을 알아보고 또 다른 서울의 구축아파트로

평수를 넓혀 이사하게 됐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는 부산이, 영종도가, 최고의 거주지라고 확신하고 다녔고 사람도 많고 집값도 비싼 서울이 안 좋다고 한 것이 무색하게 이제는 서울이 썩 체질에 맞는 사람이 됐다.


이 집에서 이직도 했고, 결혼도 했고, 아이도 생겼다.

그래서 참 소중한 이 집과의 인연을 기억하고 싶어

브런치에 글을 남긴다.


많은 정들었던 내 첫 서울집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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