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꽃잎

새천년국민학교 6번쨰

by 아지song

배꽃이 흩날리는 과수원 앞에 은지가 있었다

“은지야.

뒤를 돌아봤다. 은수는 조그만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오늘 학교에서 나 본적 있어?

그런데...

너 아까 그냥 지나가서 말이야. ”

은수는 더듬거리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사정이 있었겠지.


은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둘은 아무 말 없이 잠깐 서 있었다.

그저 과수원의 하얀 꽃잎이 떨어지는 대로 눈길이 따라갔다. 바람이 조금 불었다.

은지가 말했다.

‘모르겠는데. 하고 싶은 말이 뭐야. “ 잠깐 멈췄다가

" 아 아니 그냥.... 나는 내가 그냥 아는 척이라도 할 줄 알았어."

은수가 조그맣게 읊조렸다. 그냥 혼잣말처럼.


”네가 잘못했겠지. 그러는 너는 왜 가만히 있었어?

“잘못한 게 없으면 없다고 소리치지 그랬어.

말이 짧았고 은지는 은수를 보지 않았다.

은수는 더 묻지 않았다.

그냥 떨어지는 배꽃을 다시 쳐다보았다.

”너 좀 답답해. 왜 맞고도 가만히 있어. 왜 아무 말도 안 해.

그리고 그걸 왜 나한테 물어? “

말이 빨라졌다.

”그게 제일 짜증 나. “

은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답할 말을 생각하지 않아 배꽃을 한 장 한 장 떼어냈다.


은지가 한 발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바로 돌아섰다.

"너랑 친하니까 내가 창피하다. 그리고 답답해.

왜 매일 그러고 다니니."

뛰듯이 걸어갔다.

발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금방 멀어졌다. 배꽃이 떨어졌다.

발밑에 하얗게 쌓였다.

손을 뻗으면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질 것 같다.

바로 눈앞에 수북이 쌓여있다.


예전에도 이 자리였다.

떨어진 꽃잎을 주워 서로에게 던졌다.

웃음소리와 꽃잎이 같이 퍼져 나갔다.

손에 닿은 꽃잎은 금세 사라졌다.

바닥에 쌓인 하얀 잎도 바람이 불면 한꺼번에 흩어졌다.

자전거를 끌고 들어왔었다. 둘이서. 흙길을 지나 과수원 안쪽까지.

돌아서 나갈 때는 꽃잎을 모아가도 어느샌가 흩어져 사라졌다.

계절이 조금 더 지나가면 언덕에 오른다.

콘크리트 길이 가파르게 올라가면 아카시아 꽃잎이 배꽃처럼 날리던 곳.

아카시아 꽃잎은 배꽃잎보다 더 크고 더 하얗고 부드러운 향기가 났다,

그곳까지 가려면 한 번은 중간에 멈췄다가, 끝까지 올라가면 자전거 브레이크를 풀고 그대로 내려왔다.

바람이 세지면 아카시아 냄새가 차츰 옅어진다.


그해 봄, 아카시아꽃이 피기 전 은지는 아무 말도 없이 전학을 갔다.

은수도 힘들게 언덕을 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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