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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이지 Jun 23. 2023

오래된 도서관

어린 아들을 만났다

대학원 진학의 이유로 그동안 다니던 회사를 어제 퇴사한  큰아들은 진하게 내린 콜드부루 한잔을 내밀며 다 같이 외출해서 도서관에 가자고 부지런을 떤다

둘째 아이는   이틀뒤에 짧은 마라톤에 출전하기로 했는데 감기에 걸려서  컨디션 조절 중이고  나는 어제 필라테스 동작이 과했는지 몸이 찌뿌둥하고 쉬고만 쉽다.

"엄마! 오늘은 정말 예쁜 도서관에 책을 사러 가요."

나도 인테리어 책을 사고 싶던 터라 얼른 채비를 하고 따라나섰다.

집에서 30분을 달려 딱 봐도 지은 지 오랜 시간이 지나보이는 고즈넉한 도서관에 도착하였다.

  헌책 코너에서 책을 고르고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에 5달러씩에 구입하고는  뿌듯해하는 아들의  뒷모습은 웃고 있었다.


한국에서 있을 때 영어에 특별한 재능을 보이던 어린 아들을 언어무식자 엄마가 키워내기란 쉽지 않았다.

영어책 전문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라고 시간을 주면 어린 아들은 그림을 보고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한 권씩 읽으면서 그렇게 아들은 성장해 갔다. 어렸던 나와 어린 아들의 지나간 시간들이 스치듯 지나간다.


청년이 된 아들의 뒷모습에서 어린 아들의 모습을 본다. 훗날 기억될 젊은 청년인 아들의 모습을 차곡차곡 마음에 담는다. 감사한 시간이 하루하루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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