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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순내 Aug 04. 2024

난동(暖冬)

가장 추운 겨울에

꽃이 밝았다며 팔짝 뛰던 너의 그 계절을 기다린다.

너의 뽀얀 얼굴에 붉게 물든 뺨이 열을 뿜던 그 계절을 기다린다.

길 위에 내린 갖은 낙엽을 보며 추위를 걱정하던 너의 그 계절을 기다린다.


온통 검붉은 동그라미가 그려지던 날,

너를 데려간 군화 신은 발소리를 떠올린다.

끝이 보이지 않던, 한없던 추위를 벗어난 난동(暖冬)에,

기뻐할지 눈물 흘릴지 모를 너의 얼굴을 떠올린다.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

목이 터져라 만세를 외치며

너를 찾기 위해 독립을 찾기 위해

거리에 서 나를 소리친다.


그 많은 눈동자가 한 없이 나를 외면할지라도

혹여 값싼 돈에 이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할지라도

서서히 기억 저 멀리서 발을 동동 거리다 잊혀질지라도


이 끝없는 난동(亂動)에 따뜻한 눈을 기다렸을,

나는 너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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