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건축자산 활용 공간재생

주민참여와 공공 리테일 비즈니스의 결합


코로나19 팬더믹이 아니더라도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의 급성장은 추세였다. 팬더믹은 이 흐름에 기름을 부은 것일 뿐이다.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의 급성의 또 다른 얼굴은 오프라인 리테일 비즈니스의 쇠퇴이다.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의 급성장은 쇠퇴도시들의 원도심을 더욱 황량하게 만든다. 이미 지방도시들의 원도심에는 비어있는 상가들이 일상적 모습이다. 원도심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종특별자치시의 행복도시와 여러 혁신도시들 그리고 지방도시들의 신시가지를 가보면 상가의 공실은 해결해야 할 도시문제가 되었다. 

    

한국의 도시들은 성장기의 변곡점을 지나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의 급성장은 지방도시들의 쇠퇴를 더욱 촉진시킨다. 한국도 도시쇠퇴에 대한 대응으로 도시재생사업을 국가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쇠퇴한 원도심은 도시의 유휴자산인 빈 건축자산을 중심으로 장소기반형 재생사업을 한다. 


해외에는 이런 유휴공간을 리노베이션하여 공간재생을 해낸 좋은 사례들이 많다. 스페인 마드리드는 폐쇄된 도축장을 공간재생하여 문화적 장소로 만든 '마타데로(Matadero)'가 있고, 일본 요코하마에는 항구에 오가는 화물을 보관하던 창고를 리노베이션하여 리테일숍 등의 공간으로 재창조된 '아카렌카'가 있다.


아카렌카는 리모델링을 시작한 지 9년 만인 2002년 오픈했다. 이후 꾸준히 리뉴얼 작업을 거쳐 한 해 평균 650만 명 찾는 일본의 대표적인 방문지가 되었다. 1호관은 메인홀과 전시관 등이 있고, 2호관은 레스토랑과 의류, 도자기, 아기자기한 디자인 소품들을 판매하는 100여 개의 상점이 주를 이룬다. 


아카렌카는 주기적으로 문화행사들을 개최하는데 봄마다 열리는 플라워가든과 여름에 열리는 피카츄 축제가 유명하다.

아카렌카 창고는 본래 해상무역을 통해 오가던 화물을 보관하는 창고였다. 요코하마시는 아카렌카를 매입해 1988년부터 ‘미나토미라이 21’이라는 도시재생으로 공간재생을 했다.


한국 도시들의 쇠퇴한 원도심에는 건축자산이라 불리만 한 빈 유휴공간들이 많다. 많은 도시에서 폐공장, 관공서, 폐교 등 기능을 상실한 공간을 '건축자산을 활용하는 재생사업'이라고 명명한 채 공간재생을 추진한다. 


공공 주도 사례로 전주의 팔복예술공장, 삼례의 삼례문화예술촌, 대전의 테미오래 등이 있고, 민간 주도 사례로는 인천 코스모40, 부산 F1963, 강화 조양방직 카페 등이 있다.    


민간 주도 공간재생사업은 영리를 목적으로 민간자본을 투자하기 때문에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온전히 투자자들이 책임지면 된다.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공공이 주도하는 경우이다.     


공공이 공간재생사업을 할만한 건축자산은 대부분 입지적 약점을 가지고 있다. 배후 주거지가 빈약해 주민들이 찾아오기 어렵거나, 시민들의 이동 동선으로부터 외각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다. 즉, '재방문'이 어려운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공공이 주도하는 '건축자산 활용형 재생사업'은 민간이 주도하는 사업과 달리 영리를 목적화하여 다양하고 퀄리티가 높은 리테일 비즈니스 콘텐츠를 입점시키기 어렵다. 지역의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이해를 반영해야 하는 거버넌스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리테일숍이 있다면 재생사업지에 동일 업종의 리테일숍을 입점시킬 수 없다. 서울 같은 대도시야 문제가 없겠지만, 지방도시들의 수요는 뻔하기 때문이다.   


공공 주도 '건축자산 활용형 재생사업'은 마중물사업으로 선투자되기 때문에 주변에 연계할만한 매력적인 장소(공간)이 부재한 경우가 많다. 전주의 팔복예술공장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도보로 주변과 연계할만한 매력적인 장소의 부재는 고객의 재방문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고객의 단발성 방문은 지속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공공 주도 '건축자산 활용형 재생사업'은 입지적 약점으로 인한 재방문의 어려움, 다양한 이해관계의 반영으로 집객 기능의 약화, 도보로 연계할만한 매력적인 장소의 부재 등 세 가지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그렇다고 민간 주도 사업처럼 영리만 목적화해서 할 수 없다.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으로 유지할 수도 없다. 공공 주도방식이지만 지속성과 수익성을 고민 안 할 수 없다.     


주민참여의 원칙을 유지하되 지속성을 위한 영리적 목적성을 성취하기 위한 구조의 결합해야 한다. 이에 '주민참여적 공공 리테일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해 본다. 영리 주도의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경쟁력(고객이 참여하는 소비시장의 확보)을 가질 수 있는 모델이다.     


공공 주도 '건축자산 활용형 재생사업' 추진 시 공공의 과감한 선투자는 물론, 책임감 있는 운영주체(새로운 공공인 지역재생회사)를 미리 선정해 공간조성-콘텐츠 기획-집객을 할 수 있는 리테일숍 등의 유치를 같이 해가는 모델이다. 당연히 미리 선정된 운영주체도 자본투자를 해야 한다.     


지방도시는 동원 가용할 자원(인적자원, 물적자원, 금융자원 등)이 서울 등 대도시에 비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섣부른 대규모 복합화 전략을 위험하다. 즉, 동원 가용할 자원과 지역사회의 역량 등을 고려하여 대도시에서 하는 '다양한 실험'을 하기 어렵다.     


따라서 핵심은 지역의 DNA를 뽑아내어 시그니처화 할 수 있는 핵심 콘텐츠가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발굴해야 한다. 말 그대로 기존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새롭게 재구성하여 새로운 장소성으로 고객을 유인하여 방문과 재방문을 이끌어내는 전략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     


또한 콘텐츠가 아무리 좋아도 점단위 건축자산만으로는 고객의 재방문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주변에 연계할만한 매력적인 장소(공간)을 재생사업으로 조성해야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