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은 주요 도시들을 처참하게 파괴했다. 특히, 서울은 도시기능을 거의 상실한 수준이었다. 처참한 한국전쟁의 상흔을 지우고 이겨내기 위해 도시재건은 시급한 과제였다.
한국전쟁으로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는 긴급하게 도시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재건된 ‘응급도시’였다. 서울시의 경우,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해마다 30여만 명씩 인구수가 증가해 만성적인 주택난을 겪게 된다. 한때 판자촌에 거주하는 서울시민들이 13%까지 육박했음은 이런 만성적인 주택난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은 장기적 도시계획의 안목도, 여유도 없이 응급도시화 되는 압축성장의 길을 걸었다.
압축성장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서울은 응급도시에서 ‘정상도시’로 변하지 못했다. 서울 및 수도권 집중과 과밀로 비수도권과 격차가 심화됐으며, 강남과 강북으로 도시가 양극화됐다. 또한, 아파트 위주의 개성 없고 단조로운 도시환경과 경관을 만들었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도시가 돼버렸다. 이는 인천시, 부산시 등 다른 주요 도시들도 다르지 않았다.
성장 담론에 빠져있던 한국의 도시들은 2000년대를 맞이하면서 응급도시에서 정상도시로의 전환을 요구받기 시작했다. 도시민들의 욕구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시점이었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폭력적이던 도시계획시설인 육교와 고가도로가 철거되기 시작하고, 녹지와 공원들이 늘어나는 등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시작한다.
국민들은 도시기능 정상화를 요구하며 정부에 압력을 가했다. 국민들의 도시정상화에 대한 압력에 조응하여 ‘마을의 재발견’이라 할 수 있는 지방정부들은 도시재생을 정책으로 제시하게 된다.
2010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로 선출된 광역시장 및 기초자치단체장들은 변화된 사회·경제·환경과 도시공간을 조화시키는 도시재생의 과제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풀어가야 했다. 그들의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았다. 자치단체장들은 시민들이 시대적 과제로 요구했던 뉴타운·재개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출구전략을 내놓아야 했다.
뉴타운 출구전략은 개발이익에 종속된 도시를 공공성이 회복되는 정상도시로 되돌리는 중요한 시대적 과제였다. 뉴타운 출구전략은 ‘마을’이라는 장소를 재조명했다. 마을은 도시경관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도시의 변화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대안적 공간으로 의미가 컸다.
도시라는 장소는 성장 ⇒ 발전 ⇒ 쇠퇴 ⇒ 재생하는 순환성을 지닌다. 도시는 성장과 발전 이후 쇠퇴의 시간이 맞이한다. 도시는 늙는다. 도시의 노화는 도시의 기능이 쇠퇴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도시의 쇠퇴한 기능을 회복시키는 사업이 바로 도시재생이다.
도시재생은 인프라 정비 중심의 단일사업이 아닌 쇠퇴한 도시의 기능 회복을 촉진하는 융․복합사업이다. 개념을 정의하자면 “도시의 쇠퇴한 지역(마을)을 물리적, 경제적, 공동체적으로 재생하여 도시의 기능 회복과 동시에 경쟁력이 있는 정주환경으로 재창조하는 총체적인 접근방식”을 도시재생이라 부른다.
뉴타운사업의 광풍에 휩쓸리기는 했지만 도시기능의 정상화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는 지속적으로 서울시 행정에 대해 압력을 형성하게 된다. 이 시민들의 압력의 결과 마을공동체 사업이 서울시의 핵심 정책 사업으로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서울시 도시행정은 시민들의 도시정상화에 대한 압력에 조응하여 ‘마을의 재발견’할 수 있는 마을공동체와 도시재생을 비전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 중심에 선 이가 바로 현 박원순 서울시장이었다. 그는 변화된 사회․경제 환경과 도시공간을 조화시키는 도시재생 및 재구조화(restructuring) 과제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풀어가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직면했다. 하지만 그의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았다. 오세훈 시장 때부터 시민들이 시대적 과제로 요구했던 뉴타운․재개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출구전략을 내놓아야 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도 도시쇠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2013년 6월 4일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다. 마을의 보전과 공동체의 복원, 마을의 쇠퇴를 회복하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도시재생특별법>이 만들어지면서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도시를 바꿔 가는 정책을 대표하는 뉴타운사업 및 재개발사업 이외에 다른 대안을 가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