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에 어떤 모습일 것 같나요?"
교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자주 하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에 많은 교사들은 "전문적인 교사로서 보다 성장한 모습일 것 같습니다."와 같은 응답을 주로 이야기하곤 한다.
아마도 이런 응답이 면접 장소에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같은 질문을 예비교사가 될 학생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역시나 기대했던 바와 같이 학생들의 응답은 다양하기 그지없다.
"카페 사장님이 되어 있을 거 같아요.",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즐기고 있어요.", "멋진 커리어 우먼이 되어 있을 거 같아요."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살아가는 10년 뒤의 자신을 모습을 꿈꾸고 있다.
나도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뭐라 할지 생각해 보면 사실 참 어려운 질문이다.
사실 당장 한 해 뒤에도 어떤 모습일지 가늠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5년 뒤, 10년 뒤라니...
많은 교사들이 면접이라는 형식적인 자리에서 이상적인 응답을 생각하여 전문적인 교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대답을 한 교사라 할지라도 솔직한 대답은 예비교사가 될 학생들과 같은 응답을 마음속에 품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면서 이상은 경제적 자유를 꿈꾸며 살아가지만 경제적 굴레라는 현실적 장벽 앞에서 어쩔 수 없이 직장에 머물며 살아갈련 지도 모르겠다.
현대의 직장인들은 사표를 품에 안고 경제적 자유가 있을 때 멋지게 사표를 던지는 꿈을 꾼다고 한다.
만일 로또가 된다면 직장을 다니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직장을 다니는 이유가 돈이라는 것이다. 돈을 버는 것이 직업의 목적이기 때문에 근무조건이나 돈을 더 많이 주는 직장이 있다면 이직을 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예전에는 한 직장에서 오래 머물면서 장기근속하는 것이 미덕이었는데, 요즘 그런 얘기를 하면 언제 적 얘기를 하냐는 질타를 받을 게 뻔하다. 요즘은 직장의 이동도 예전보다 자연스럽고, 보다 나은 직장이 있다면 언제든지 이직할 수 있다.
이러한 현재 사회의 분위기에서 교사들에게 10년 뒤에 모습에 대한 질문을 하는 이유는 이러한 질문이 교사로서의 비전이 있는지, 사명감을 가지고 하는 일인지 등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이기 때문에 다른 직종과는 달리 현재에 다양하게 생각되는 부분인데도, 보다 보수적으로 보게 되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보다 나은 직장을 찾아 잦은 이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색안경을 쓰고 보게 된다. 특히 학기 중간에 이직을 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또 교사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눈에 띄는 헤어스타일, 뾰족한 네일아트, 크롭티 등 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런데 그런 포기가 강요에 의하지 않고 교사이기 때문에 스스로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요즘 이런 태도와 행동을 강요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교사로서 가진 사명감이라고 생각한다. 교사이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생각하고, 자신의 욕구를 인내하기도 한다. 아이들을 위해서이다.
어떤 교사가 학기를 마치지 않고 보다 나은 조건의 영유아교육기관으로 이직을 한다고 할 때, 사실 그 교사를 질타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 교사가 맡았던 교실의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정말 안타깝고 씁쓸한 일일수 있다. 이직의 사유가 건강상의 이유나 이사 등 피치 못할 사유일 수도 있지만 단순히 보다 나은 직장으로 이동하는 것이라면 다른 직종과 다르게 교사이기 때문에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지 못할 수 있다. 아이들을 일 년 동안 책임감 있게 맡아 지도해야 하는 교사이기 때문이다.
교사로서 가지고 있는 사명감은 보다 좋은 교사가 되려고 하고, 발전하게 하고, 보다 나은 교육을 하고자 하는 자발적 동기를 불러일으킨다. 교사라는 인식, 교사로서 사명감이 교사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돈을 벌기 위해 단지 직업의 하나로 내가 할 수 있는 교사가 되려는 거예요.'라는 마인드를 가진 교사와 '교사가 너무 하고 싶어요. 좋은 교사가 되고 싶어요.'라는 마인드를 가진 교사의 교육은 천지 차이일 것이다.
그래서 교사채용과정에서 교사로서의 사명감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질문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선생님은 교사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있습니까?"
이에 대하여 전문적으로 이 분야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꿈꾸는 교사라면 교사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고 좋은 교사가 되고자 노력하려는 교사일 확률이 높을 것이다.
"사명감이 굳이 필요한가요?"라고 묻는다면 사명감 없이 일을 한다면 교사에게 부딪히는 고난들은 교사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며 무기력하게 만들 뿐이다. 예를 들어 교사를 힘들게 하는 문제 행동을 하는 영유아를 만난다면 사명감을 교사는 어떻게 하면 영유아에게 긍정적인 방법으로 행동지도를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이를 개선하는 과정을 기꺼이 하면서 그 안에서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하지만 사명감이 없다면 그저 나를 힘들게 하는 영유아로 인해 무력감과 스트레스만 느낄 뿐이다.
전문적인 교사로서 성장하는 단계를 Katz(1972)라는 학자는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생존기, 강화기, 갱신기, 성숙기의 4단계이다. 그리고 각 단계에서 영유아교사의 요구와 관심에 초점을 두고, 전문적 교사로서 성장하기 위한 과업을 제안하였다.
이러한 단계는 교사의 경력에 따라 구분이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교사의 개인의 특성,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발달해 나가게 된다. 이러한 단계를 거치면서 전문적으로 성장하려고 노력해야 이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각 단계에 맞는 성장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만, 정부적인 차원에서도 교사들이 이러한 교사의 성장단계에 맞추어서 적절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필수 의무교육, 보육교육 등을 받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하지만 간혹 이러한 단계를 거부하는 교사가 있기도 하다. 굳이 성장해야 하나요?
그런 교사들은 경력은 차곡차곡 쌓이지만 전문성이 쌓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경력이 쌓인다고 무조건 전문성이 높은 교사가 된다는 것은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경력이 높으면 기대하는 바가 경력 연차에 따라 다르고 후배교사를 지도하거나 하는 일을 담당해 주기를 바라게 된다. 하지만 모두 그러한 역량을 가진 교사로 성장하지는 않는다. 꼭 경력이 많다고 점점 더 전문적인 좋은 교사가 되는 것은 아니더라....
주임교사가 되어야 할 연차가 지났는데 "저는 그냥 평교사로 남을래요.", "저는 원장이 될 생각이 없어서 원 운영의 전체적인 시각이나 회계에 대해 알 필요 없어요."라고 말하는 교사들도 많이 만났다.
호봉이 올라가면서 그 정도의 일을 더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그 역할을 해내도록 영유아교육기관에서도 기대하고, 정부적 차원에서도 그럴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더 높은 호봉을 받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그 값어치를 해내야 하는 것이 맞다.
전문적인 교사가 되려는 노력도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가질 때 행해질 수 있다.
교사라면 교사로서 사명감을 가지는 것이 사명이다. 그리고 연차에 맞는 성장을 이루어야 하는 책무도 동시에 가진다는 것을 새겨야 한다.
질문 1. 나의 5년 후, 10년 후에는 어떤 모습일 것 같나요? 혹은 어떤 모습이기를 희망하시나요?
질문 2. 교사발달단계에서 나는 어떤 단계에 있으며, 전문성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