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부모상담에 대한 오해 3가지
영유아교육기관에서는 일 년에 두 번 정기적으로 부모상담을 통상적으로 실시한다.
이러한 부모상담은 교사에게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부모상담에 능숙한 교사라면 이 시간을 기다리며 재능을 뽐낼 시간이 되겠지만,
대부분의 교사는 부모에게 어떤 말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 빠진다.
경험이 없는 초임교사라면, 너무나 부담스럽고 피하고 싶은 시간일 수도 있겠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첫 부모면담(상담) 시간을 통해서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우리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인지, 우리 아이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우리 아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등을 궁금해하면서 선생님에 대한 첫인상을 가지게 된다.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신뢰로운 관계를 맺어야 하는 첫 면담에서 교사들은 잘하고 싶은 마음에 부담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부모면담에서 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오해를 이해하고, 오해 없이 부모와 면담을 한다면 성공적인 면담을 실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교사들이 흔하게 부모면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해를 알아보고자 한다.
교사들이 부모면담에 대해 가진 오해 3가지를 뽑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사는 부모에게 좋은 이야기만 해야 한다.
둘째, 첫 면담에는 듣기만 하는 면담이라 교사는 질문을 하고 많이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셋째, 가능한 많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길게 면담을 하여 부모와 친분을 쌓는 것이 좋다.
이러한 오해를 하나씩 풀어보고자 한다.
첫째, 교사는 부모에게 좋은 이야기만 해야 한다는 것은 옳지 못하다. 영유아교육기관에서 영유아의 문제되는 행동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보다 나은 발달을 어떻게 이루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의논해야 한다. 영유아의 성장과 발달이라는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협력해야 하는 대상이기 때문에 영유아에게 어떠한 문제 행동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서 적기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교육기관에서는 언어지연으로 판단되는 유아가 있는데 부모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에는 부모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달하기가 망설여질 수 있다. 특히 부모가 허용적인 양육방식을 보이고, 부모의 방어적인 반응이 예상된다면 더 이야기하기 꺼려질 수 있다. "선생님, 우리 아이를 그렇게 보셨나요?"라는 반응을 받게 될 것이 예상된다면, '이런 이야기를 내가 굳이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영유아 권리 존중의 원칙 중에 '영유아 이익 최우선의 원칙'이 있다. 어떠한 판단을 할 때 영유아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영유아에게 적기에 필요한 지원이나 치료 등이 이루어지면 그 이후의 발달은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언어발달은 더더욱 그러하다. 영유아에게 어떠한 적기교육이 필요하는 생각이 교사에게 들었다면 영유아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부모의 적대적인 반응이 예상되더라도 함께 협력하여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 하지만 주관적인 판단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객관적인 관찰 기록을 통해서 전달하여 영유아를 위해 부모의 협력을 이끌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요구될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부모에게 전부 다 말해야 하나요?'하고 묻는다면 '영유아의 발달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전부 다 말해서 협력을 이끌도록 해야 한다.'라고 생각한다. 단, 부모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협력을 이끌 수 있다. 잘 못 전달하면 협력을 이끌기는커녕 반감만 살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 말할 때 주관적인 입장을 제외하고 말하도록 해야 한다. 너무 솔직하거나 주관적인 감정으로 마음대로 진단을 내리는 언어는 적절하지 않다. 예를 들어, "아이가 이렇게 행동하는 건 부모님께서 너무 방치하시거나 오냐오냐 키우신 거 같아요."라고 이야기한다면 어떨까? 이것이 팩트인 사실일지라도 부모 입장에서 죄책감과 방어감만 불러올 뿐이다. 부모의 행동에 솔직하게 질타를 하거나 충고하기보다는 아이의 행동에 대한 객관적인 관찰 기록을 이야기하고, 영유아교육기관에서 어떻게 지도하고 있는지 전달하고, 가정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교육할 수 있도록 협력을 이끌어 내는 상담이 효과적인 상담이다.
혹은 교사가 "아이 행동이 너무 당황스러워서 이 아이 때문에 너무 힘들었어요."라고 말한다면 어떨까? 부모 입장에서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이뻐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만 불러올 뿐 협력을 이끌기 힘들다. 교사가 '아이가 산만해요.'라는 표현을 한다면 어떨까? 마찬가지로 교사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만 불러올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말해야 하나? 마찬가지로 정확한 관찰 기록을 이야기하면서 '아이가 활동적이고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많이 보입니다.'라는 표현으로 바꾸어 볼 수 있다. 실제로 어떤 교사에게는 영유아의 너무나 산만해 보이는 행동이 어떤 교사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그 시기 발달특성상 흔하게 나타나는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나에게 어떤 편견이 없는지 점검하면서 중립적인 표현으로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섣불리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면서 충고하고 조언하려는 태도는 더 이상 부모상담을 도와주는 의사소통 방법이 아니다. 협력적인 관계는 수평적 관계이다. 부모는 아이의 객관적인 행동에 대해 함께 더 나은 발달을 위한 협력자라고 생각한다면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첫 면담에서 부모의 양육방식에 대해 주로 듣는 면담이 이루어지므로 교사는 준비할 것이 없다는 생각은 어떠한가? 그것은 잘못된 오해이다. 학기 첫 면담은 주로 부모에게 듣는 면담은 맞다. 가정에서 어떻게 양육하고 있는지, 영유아교육기관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아이로 자라나게 하고 싶은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어야 한다. 그렇다고 교사가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적어도 부모는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교사가 우리 아이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 그렇다고 좋은 말을 많이 해주려는 의도로 무조건 잘한다는 반응은 신뢰를 줄 수 없다. 오히려 성의 없게 느껴지거나 '우리 아이에 대해 잘 파악하지 못했구나.' 하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잘하고 있는지 상황을 예시를 들어주면서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야 '아, 우리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잘 판단하고 계시구나.' 하는 믿음을 첫 상담에서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면담이 어렵다면 사전질문지나 생활기록부 등을 활용하여 미리 질문을 받고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좋다. 미리 사전 질문지나 생활기록부를 받은 경우에는 이를 꼼꼼하게 읽어보고 이야기 나누면 도움이 된다.
셋째, 가능한 길게 이야기하면서 부모와 친분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오해이다. 교사와 부모는 아이를 위하여 협력을 해야 하는 관계이지 친분을 쌓아야 하는 관계는 아니다. 따라서 교사의 사적인 이야기, 부모의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개인적인 친분을 쌓을 필요는 없다. 아이를 위해 필요한 이야기만 나누는 시간이면 충분하며 그 시간은 15분~20분 정도면 적당하다. 긴 시간 면담을 하기보다 정해진 시간 동안 필요한 내용의 면담을 하면서 시간 조율을 할 필요가 있다. 더 긴 상담이 필요하다면 다시 일정을 잡아 실시하도록 한다. 그래서 약속된 시간 동안만 상담을 해야 한다. 그래야 적당한 거리를 지켜야 되는 부분, 안 되는 부분에 대한 선을 지킬 수 있으며 예의를 갖추어 대하는데 도움이 된다. 서로에게 정해진 규칙과 예의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오해를 가지지 않고 부모와 신뢰로운 관계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면담이며, 부모와 면담을 잘 활용하여 협력하는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정리하면 첫째, 아이의 문제행동이 있다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부모와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언어를 사용하여 말한다. 둘째, 부모 면담 시에는 아이에 대한 관찰 기록이나 생활기록부 등을 꼼꼼하게 읽고 이를 토대로 하여 면담을 실시한다. 셋째, 서로에게 예의와 규칙을 지키는 면담을 실시하도록 한다.
질문 1. 부모상담 시에는 어떤 것들을 미리 준비하면 좋을까요?
질문 2. 부모상담 시에 어떤 태도가 부모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