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소망
넌 나에게 물었지.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 뭐가 되고 싶은 건 십 대나 이십 대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 사실 그런 시기에도 난 뭐가 되고 싶은지 몰랐어. 그저 보통의 사람들처럼 학교를 가고 졸업해서 적당한 곳에 취직했고 그러다 아빠를 만나 결혼해 너희를 낳았지. 그래서 지금 난 아빠의 아내이자 너희들의 엄마가 되었어.
그렇지만 네가 원하는 대답은 이게 아닐 거야. 엄마의 꿈에 대해서 물어보는 거지? 그리고 늙었다는 기준은 뭐니? 우린 지금이 제일 젊을 때야. 하지만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는 이게 나이 먹는 것인가 싶기도 해. 그때 깨달았지. 마음은 아직 이팔청춘이라는 어른들의 말씀을. 살수록 옛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구나. 여하튼 너의 질문은 무척 훌륭했어. 나도 뭔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네 질문을 받고 알게 되었거든.
네가 나에게 질문한 후로 많은 생각을 해봤는데, 난 아직 하고 싶은 게 없는 건지 아니면 찾고 있는 건지 그리고 내가 무얼 잘하는지 모르겠어. 40년이면 광야 생활도 끝나는데 난 여전히 헤매고 있구나. 그리고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건 아닌지 싶은 거야. 물론 지금이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제일 빠르지만.
이 나이가 되고 보니 되고 싶은 것보다 되면 안 되겠구나 싶은 게 있어. 권위적인 어른을 속되게 부르는 꼰대, 점점 세상 물정에 어두워져 속아서 물건 사는 사람, 뉴스와 신문의 정보를 다 사실이라고 믿어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아. 그런데 제일 두려운 건, 이미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있으면서 깨닫지 못하는 거야. 그래서 엄마는 늘 깨어있어 분별하게 해달라고 기도해.
엄마는 말이야, 소망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어. 너는 어때?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