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를 이끌어내는 고객은 요율을 깎지 않는다.
‘아마추어’와 ‘프로’는 어떻게 다를까?
세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1) 전문성
아마추어는 일반적으로 주수입원 확보 목적이 아니라 즐거움이나 열정을 기반으로 특정 활동에 참가하는 사람이다. 아마추어들 사이에서도 전문성이나 기술 수준의 차이는 크게 날 수 있고, 연습과 경험을 통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능력을 발전시키는 경우도 많다. 프로는 일반적으로 정규 훈련, 교육 및 광범위한 경험을 통해 높은 수준의 전문 지식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프로들 사이에서도 전문 지식이나 기술 수준이 월등히 뛰어나면 해당 분야의 권위자로 인정받는다.
2) 헌신
아마추어는 파트타임으로 또는 부담 없이 활동에 참여할 수 있으며, 종종 직장이나 학업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흥미와 즐거움에 의해 동기가 부여됩니다. 프로는 특정 영역에서 실력 향상에 대부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며, 완벽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탁월’ 해지기 위해 지속적으로 애쓴다.
3) 보상
아마추어는 일반적으로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거나, 받는다고 해도 주 수입원에 비해 부차적인 경우가 많다. 프로는 고용 또는 계약의 일부로 급여 또는 금전적 혜택을 받으면서 제공한 지식, 기술, 서비스 업무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전문 지식, 기술, 서비스 제공에 대해 업계에서 통용되는 수준의 정당한 대가를 받는다면” 그는 이미 ‘프로’다
그렇다면 프리랜서 통역사들이 받는 보상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여러 가지 요인을 감안하여 상황에 따라
조율하는 경우도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위 표준요율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최근에 한 지인은, 우리 요율을 알고 나서
“선생님, 하루 종일 통역 부스에서 그렇게 어려운 통역을 하고 고작 이 정도 받으세요?”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많이 받으시네요.”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품질과 철저한 준비에 대한 약속
공정한 보상은 모든 전문 서비스, 특히 고도의 전문성, 준비, 헌신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필수적인 요소다. 그러한 분야 중 하나가 통역이다. 전문 통역사라면 실제 행사 전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집중적인 준비를 한다. 경우에 따라 실제 통역은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해도 주제 영역에 대해 공부하고 용어를 숙지하며 정확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이러한 준비는 고객의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높은 수준의 통역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통역사가 정액 요금을 청구하는 것은 단순히 통역하는 시간만 청구하는 것이 아니라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준비 시간까지 감안된 것이다. 또한 통역 일을 수락한다는 것은 해당 시간대에 그 일에만 전념하겠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에 더 나은 조건의 일이 들어온다고 해도 거절하고 이미 특정 고객에게 해당 시간 동안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이다.
전문성을 나타내는 지표로서의 공정한 대가
공정한 대가는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는 직접적인 지표다. 고도로 숙련된 통역사는 근무 시간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미묘하고 정확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므로 콘퍼런스, 회의 또는 이벤트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 반대로 훈련과 경험이 부족하거나 보수가 낮은 통역사는 필요한 준비나 기술이 미비하여 잘못된 의사소통으로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싼 게 비지떡",
“You get what you pay for."
라는 말은 우리 업계에서도 통용된다.
전문성과 서비스 품질을 중시하는 고객은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물론 일을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고객을 선별’할 처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길게 봐서는 전문 서비스의 가치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고객과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소한의 기준이라도 마련하고 업무에 필요한 전문성을 인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 고객을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고객은 정당한 대가를 비용이 아니라 품질과 신뢰성에 대한 투자로 인식한다. 나를 존중하고 가치 있게 대하는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어야 하는 이유와 같다. 일회성 행사여서 관계가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는 고객들과 관계가 오래가는 편이다. 어느 업계든 불합리한 요율로 협상하거나 업무를 저평가하여 전문가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고객은 처음부터 멀리해야 한다.
15년이 넘게 같이 일해온 고객이 있다. 나는 늘 이 고객의 요청을 최우선으로 일정에 반영한다. 이 분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요율을 낮춰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을뿐더러 한결같이 통역사로서의 내 전문성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존중해 주시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 고객의 일을 할 때는 더 많이 공부하게 되고 흥이 난다. 내가 가진 ‘최고‘를 제공하게 만드시는 분이니까 이분이야 말로 용인술의 프로인셈이다.
‘최고’를 알아보고 비용절감이 아니라 ‘품질’을 우선시하는 고객과 관계를 구축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물론 정말 의미 있는 행사를 진행하는데 비영리조직이어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경우도 있다. 그런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고서는 무턱대고, 요율부터 깎으려고 하는 고객은 멀리해야 한다. 십중팔구 '전문성'을 존중하지 않는 고객일 확률이 높다.
내 가치를 볼 줄 아는 고객을 알아보는
것도 프로의 영역이다.
표지사진: Unsplash의Vladimir Solomianyi
#돈#보상#대가#전문성#통역#프로#아마추어#신뢰#존중#고객#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