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먹고 갈래요?

영화 <봄날은 간다>의 명대사 영어로는?

by 루이보스J

'아.. 또 봄이 가고 있구나'


올해도 어김없이 라디오를 듣다가 봄이 서서히 물러나고 있음을 알았다. 이 맘 때면 꼭 흘러나오는 영화 <봄날은 간다> OST 덕분이다. 엊그제는 하루에 같은 곡을 두 번이나 들었다. 심성락 선생님의 아코디언 연주 버전이었다. 귀에만 머물지 않고 가슴으로 저며드는 그 선율에 이십 년이 훌쩍 지난 상우와 은수 이야기가 거짓말처럼 되살아난다.


서울에 사는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 (유지태)는 자연의 소리를 채집하는 프로젝트에 합류하며 강릉 라디오 방송국 PD 은수(이영애)를 만난다. 멀대처럼 키는 크지만 아직 소년 같은 순수청년 상우와 자기감정에 솔직한 은수는 서로의 다름에 이끌린다.


그 유명한 대사 “라면 먹고 갈래요?” 한마디에 은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두 사람은 연인으로 발전한다.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사랑에 푹 빠진 상우는 택시를 타고 강릉까지 한달음에 달려와 은수 허리가 부러질 만큼 껴안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음을 눈치챈 상우 가족들은 은수를 궁금해하는데, 이혼 경험이 있는 은수로서는 현실로 마구 내달리는 상우의 속도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은수는 한 달간 시간을 갖자고 제안하고 그 사이 상우의 속은 문드러지고 또 문드러진다. 그리고 이어진 은수의 최후통첩,


은수: “우리 헤어지자”

상우: “내가 잘할게”

은수: “헤어져”

상우: …. “ 너 나 사랑하니?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겨울에 만난 두 사람은 봄에 사랑을 꽃피우고 여름에 헤어진다. 은수가 없는 가을과 겨울을 보낸 사이 오매불망 할아버지만 기다리던 치매 걸린 할머니도 세상을 떠난다. 다시 벚꽃이 흐드러진 봄이 온다. 봄볕보다 하얀 얼굴의 은수가 상우를 불쑥 찾아왔지만 상우는 그녀를 받아들일 수가 없다. 다른 여인에게 가버린 할아버지를 미련하게 평생 해바라기하던 할머니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 사람은 영영 이별하고 상우는 그제야 옅은 웃음을 짓게 된다.

‘봄날은 갔다’가 아니고 ‘봄날은 간다’ 그러니 다시 ‘봄날은 온다’를 깨닫기라도 한 듯이.


상우는 이제 성숙한 중년의 신사가 되었을까? 서로가 부서질 만큼 부둥켜 안던 열정이 일상이라는 현실로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사랑의 속도와 깊이를 조절할 줄 아는 지혜로운 신사.



그간 외국 영화의 명대사를 몇 가지 소개했는데 한국 영화 대사는 이번 편이 처음이다. 한국 영화 명대사를 영어로 바꿔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영화 <봄날은 간다> 명대사 "라면 먹고 갈래요?"를 영어로 하면?


바로 "Netflix and chill.“

직역하자면 "넷플릭스나 보며 쉴까요?" 지만 진짜 쉬기만(?) 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이렇게 뜬다. 참고하시고 가려쓰시길 :)

"Netflix and chill, as a distinct phrase, means to watch Netflix with a romantic prospect, with the eventual expectation of sexual activity."



커버사진: UnsplashTOMOKO U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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