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의 첫 자취, 스톡홀름

세탁기를 공유하는 스웨덴 아파트

by 문지아

Cover Photo by 문지아


우리 집을 소개합니다

첫 거주지는 스톡홀름 순드비베리에 위치한 어느 낡고 오래된 아파트이다. 성인 두 명이면 꽉 차는 목재 엘리베이터는 고풍스럽다기보다 공포스럽다.


1. 작지만 아늑한 우리 집을 소개합니다.

첫 집은 27㎡ (약 8.2평) 크기에 방 1개, 화장실 1개 그리고 분리된 주방 공간이 전부다. 빛바랜 바닥과 어우러지는 러그와 앤틱 한 가구가 공간 속에서 포인트적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1R(원 룸) 형태라 수면 분리가 되지 않지만 침대 옆 장식장과 오브제를 두어 단조롭지 않았다.


거실에서 부엌으로 넘어가는 공간에 테이블을 두어 다양한 순간에 활용했다.



2. 음식 쓰레기를 종이 가방에 수집한다?!

깔끔한 미관을 위해 휴지통을 싱크대 밑에 감춘다. 쓰레기는 일반 쓰레기와 음식 쓰레기로 분리하는데, 음식 쓰레기는 주로 종이 가방에 수집하여 버린다. 찢어지면 어떡하나 걱정을 하지만, 의외로 한 번도 찢어지거나 음식물이 샌 적은 없다.


스웨덴 가정집의 주방은 가스불을 쓰지 않고 인덕션 방식이 보편화되어 있는 상태이다. 순간적으로 빨리 조리하는 음식에 최적화된 인덕션은 높은 화력으로 인해 빵과 햄을 자주 태웠다.


3. 분리 빨래는 사치, 주말 빨래는 포기

스웨덴 공동주택에는 집 안에 세탁기가 없는 대신, 지하 또는 1층에 공용 세탁실(Laundry Room)이 있다. 사용료는 무료이나 세탁 세제는 개별 구매해야 하고 어정어정 걸으며 빨래 바구니를 들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용 시간은 오전 7시부터 밤 21시 사이 열쇠를 꽂아 예약하는 아날로그 시스템으로 질서와 규칙을 지켜야 한다. 3시간의 예약 시간이 있기에 우리는 '빨래 데이'를 정했다.


주말은 세탁실이 만원이다. 나는 시간 사용이 자유로웠지만, 주말에 밀린 빨래를 하는 것은 인간의 암묵적인 규칙이다. 통계상 월, 화요일에 빨래하는 게 성공적이었다.


빨래 40분, 건조 1시간 기본 2번을 오가야 한다. 겉옷과 속옷 분리 빨래는 물론, 애벌빨래는 어림도 없다. 혼자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세탁기 2대를 가동하는 것은 너무 욕심쟁이다.


빨래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알람을 켜 놓고 세탁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영화를 보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알람이 울리면 다음 사용자를 위해 잽싸게 내려가 빨랫감을 꺼내야만 했다. 잠옷을 입고 내려갈 수 없어 옷을 갈아입고 내려가야 하는 고충도 있다.



4. 아파트보다 단독주택이 좋다.

현재는 스톡홀름에서 40분가량 떨어진 고요한 호숫가 근처로 이사했다.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를 잡은 오늘날의 우리 집은 차분한 외관이 부담 없이 다가온다.

2층 규모의 단독주택 한 지붕 아래, 알차게 활용한 우리만의 공간이 생겼다. 뒷 뜰 테라스에는 야외용 가구를 놓고 간단히 차를 마시거나 이웃과 대화를 나누는 환경을 조성했다. 봄의 싱그러운 기운을 북돋아 여유로운 일상을 누리는 데 유용하다.


기존의 공간은 부엌, 거실, 침실이 분리된 구조이다. 벽과 천장을 흰색으로 꾸며 밝은 실내 환경을 강조했고 정면을 향해 커다란 창문을 내 빛과 바람을 끌어들인다. 예컨대 사진 속 공간은 이를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 욕실 실내 환경이 마음에 든다. 건식 세면실과 샤워부스가 넓어 편리하고 한쪽에는 무려 세탁기가 비치되어 있다. 드디어 아파트 공용 세탁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집주인 Asia 씨는 굉장히 친절하게 세탁기 사용법을 열심히 알려주셨는데 익숙한 모양새가 LG 세탁기였다. 시원하게 돌아가는 통돌이와 바삭바삭하게 말리는 건조 기능(광고 아니다)의 소중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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