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마트 vs 외식! 냉장고를 채우자

비싸다 비싸! 스웨덴 물가

by 문지아

Cover Photo by 문지아


점심 한 끼에 25,000원?

"귀찮게 요리까지? 그냥 나가서 사 먹자."

꾸준히 사 먹는 사람도 있고, 꾸준히 집에서 해 먹기만 하는 사람도 있으며, 심지어 아예 끼니를 자주 거르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중 '꾸준히 사 먹는 사람'에 속한다. 하지만 이곳은 북유럽, 특히 스웨덴 같은 나라에선 외식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 '살인적인 북유럽의 물가'라는 말은 북유럽을 다녀온 여행자들 사이에서 흔히 들을 수 있을 정도다. 최저임금과 소비세가 높은 구조 탓에 외식비 역시 자연스럽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스웨덴의 외식비는 서울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비싸다. 음식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범한 점심 한 끼만 해도 약 200 크로나(약 29,100원) 선이다. 햄버거로 가볍게 해결하겠다고 들어간 매장에서도 꽤나 충격을 받게 된다. 맥도널드나 스웨덴 로컬 브랜드 '맥스(MAX)'의 세트 메뉴도 100 크로나(약 14,730원) 정도로, 결코 저렴하지 않다. 특별한 날 저녁 외식을 즐기려면 최소 250 크로나(약 36,300원) 이상은 각오해야 한다. 이처럼 높은 외식비 때문에, 북유럽 사람들은 점심엔 도시락, 저녁엔 집밥을 먹는 것이 일상적인 문화가 되었다.



스웨덴 외식 비용 내역

레스토랑 & 펍


패스트푸드 & 배달


카페 & 푸드코트


사실 안타깝게도 스웨덴은 전통적으로 ‘음식의 나라’로 유명하지는 않다. 대표 음식이라 해도 미트볼이나 팬케이크처럼 단출한 메뉴이면서도 외식 가격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맛집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 끼 가격이 워낙 높다 보니 쉽게 발걸음을 옮기기 어렵다. 스웨덴 친구 집에 놀러 갈 때도 마찬가지다. 자연스레 집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외식보다는 함께 마트에 가서 각자 장바구니에 원하는 식재료를 담고, 각자 계산하는 방식이 더 자연스럽고 익숙하다.

요리를 함께 하고, 식탁에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시간. 스웨덴의 높은 물가는 그런 소박한 일상 속에서 사람들 사이를 조금 더 가깝게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집에서 친구들과 함께하는 요리 문화



설레는 장보기, 맛있는 이야기


"물가비상! 세일로 차리는 집밥 대작전!"

집밥 이야기를 해 보자면 우선 장을 많이 보게 된다. 냉장고가 좁게 느껴지고, 때로는 다 먹지 못한 채 음식을 버리는 일도 생기기 마련이다. (혼자 살았다면 아마 냉장고에는 맥주 캔만 덩그러니 있었을지도 모른다.)

최근 다녀온 마트 가격 기준으로는, 예를 들어 돼지고기 목살 부위가 44.95 크로나/kg, 두루마리 휴지 12개입이 24 크로나정도였다. 생각보다 비싸지 않으며, 한국과 비교해 오히려 저렴한 품목들도 많다. 스웨덴의 채소나 과일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며, 양파나 감자처럼 자주 먹는 식재료를 개당으로 소량 구매할 수 있어 혼자 사는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스웨덴 마트 장보기 내역

1. 생필품 & 식재료

• 바디워시: 23.95kr

• 초코칩 쿠키: 12.95 kr

• 돼지고기 목살: 44.95 kr

• 양배추: 15.95 kr

• 고추냉이: 49.95 kr

▶️ 총합: 147.75 kr (약 21,410원)


2. 음료 & 간식류

• 제로 콜라 1L: 18.95 kr

• 제로 콜라 캔: 10.95 kr

• 아이스티 1L: 32.95 kr

• 오렌지 주스 1L: 15.95 kr

• 버거용 슬라이스 치즈: 28.95 kr

• 츄잉껌: 24.95 kr

▶️ 총합: 136.70 kr (약 17,640원)


3. 야채 & 간식류

• 브로콜리: 28.95 kr

• 초코칩 쿠키: 14.95 kr

• 고무장갑: 6.57 kr

• 토르티야 칩스: 24.95 kr

• 냉동 피자 2개: 34.51 kr

▶️ 총합: 109.93 kr (약 15,930원)


행사 상품이나 세일 품목을 잘 활용하면 꽤 가성비 있게 장을 볼 수 있다. 또한 특정 마트 멤버십에 가입해 포인트 적립이나 멤버 한정 할인 혜택을 챙기면 장보기 비용을 더 줄일 수 있다. 자주 가는 마트가 있다면 홈페이지나 앱에서 프로모션 정보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ICA 멤버십 카드

스웨덴에는 다양한 종류의 마트가 있다. 대형 체인부터 저가형 할인점, 생협, 전문 식료품점까지 고루 분포되어 있다. 아래에 대표적인 마트들을 용도별로 정리했다.


스웨덴의 주요 마트 종류

1. ICA (이카)

• 스웨덴 최대의 마트 체인

• ICA Nära(소형), ICA Supermarket(중형), ICA Kvantum/Maxi(대형) 등 다양한 규모

• 품목 다양하고, 가격은 중간~약간 비싼 편

• 멤버십 적립/할인 가능


2. COOP (쿱)

• 스웨덴 협동조합 생협 마트 체인

• COOP Nära(소형), COOP Forum(대형) 등 형태 다양

• 친환경 상품과 유기농 제품 비중 높음

• 멤버십 포인트 적립/할인 제도 운영


3. Willys (윌리스)

• 할인형 슈퍼마켓

• 자체 브랜드 상품 많고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식료품 제공

• 예산을 아끼고 싶을 때 적합


4. Lidl (리들)

• 독일계 할인 마트

• 저렴한 가격, 자체 브랜드 위주 상품

• 유럽 전역에 있는 체인으로 스웨덴 내에도 다수 있음


5. Hemköp (헴숍)

• 중상급 가격대의 마트

• 비교적 조용하고 정돈된 분위기

• 프리미엄 상품도 취급


6. City Gross (시티 그로스)

• 대형 슈퍼마켓 체인

• 신선식품, 정육, 생선 코너가 강점

• 가족 단위 고객에게 인기


7. Mathem, Mat.se 등 (온라인 장보기)

• 스웨덴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 활성화

• 집까지 배달해 주는 시스템, 특히 대도시 중심


이 외에도 IKEA 푸드 마켓, Oriental Market(아시아 식재료 전문점), Stora Coop 같은 하위 브랜드도 있다.



오늘은 우리, 무엇을 먹을까?

"오늘만큼은 요리하기 싫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말이다. 바로 그런 날, 스웨덴의 대형 마트에 마련된 샐러드 바(뷔페식 도시락 코너)는 훌륭한 대안이 되어준다. 각종 채소와 단백질, 탄수화물 등 다양한 재료를 자신의 취향대로 골라 담아 나만의 DIY 도시락을 만들 수 있다. 간편하면서도 실속 있는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정해진 용기에 담긴 만큼만 가격을 매기기 때문에 먹고 싶은 만큼만 적당히 고를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적이다. 특히 바쁜 일상 속에서 외식은 부담스럽고, 집밥은 번거롭다고 느껴질 때 좋은 타협안이 되어 준다. 맛과 가격, 편의성을 두루 갖춘 이 샐러드 바는 스웨덴 마트만의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다.

스웨덴에서 ‘집에서 해 먹는 자 vs 외식하는 자’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건 사실 큰 의미가 없다. 늘 사 먹던 사람도 어느 날 갑자기 요리를 하고 싶어지기도 하고, 늘 만들어 먹던 사람도 '요리 권태기'가 오기도 한다. 결국 요리에 대한 의지는 그날의 내 기분에 따라 달라진다. 오늘 내가 선택한 식사의 형태는, 내 하루의 컨디션을 그대로 반영해 주는 셈이다. 그러니 먹는 입장에서는 괜히 맛 타박 말고, "이거 진짜 미슐랭 감인데?" 같은 리액션 한 스푼 얹어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부디 다음 끼니를 위해서라도 말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