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장모님이라는 면책특권
"이거를 왜 안방에 놔~ 작은방으로 옮겨
빨리 와서 같이 들어"
장모님이 아이들 봐준다는 명목하에 우리 집에
3주째 칩거 중이었다
물론 고맙다. 아이들 챙겨주고 집안일도 해주고..
거기까지.. 거기까지면 충분하다
거기까지면 나는 너무 고맙고 행복했을 것이다
그러나.. 참견이 너무 많다
집이 좁다 보니 옷을 놓은 곳이 없어서 이동식 행거를 샀다
작은방에 놓자니, 작은방이 너무 좁아진다
작은방에서 옷 갈아입고 머리도 하고, 활동반경이 크다 보니
행거를 안방에 설치했다
주로 생활은 거실에서 하고, 안방은 잠만 자니
안방공간이 필요 없기에 안방에 설치했다
그런데 장모님이 이걸 보시더니 당장 옮겨야 한다고 한다
나도 생각이 있어서 안방에 설치한 것인데
나의 생각이나 의견 따위는 들으려 하지 않는다
바로 옮기자며 한쪽을 들고 있다
와이프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다음날 책상 위에 놓았던 액자가 벽에 걸려있다
장모님이 벽에 벽지핀으로 액자를 설치한 것이다
액자를 살짝 들어보니,
액자가 무거워서 벽지가 찢어지고 있었다
우리 집도 아니고, 전셋집인데
괜히 집주인한테 트집 잡히기 싫어서
액자를 벽에서 떼어, 원래위치인 책상 위에 놓았더니
난리가 났다
사위가 자기 무시한다고....
나는 무시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
그저 집에 흠집이 생기는 것이 싫었을 뿐이었다
나는 바이탈뷰티 슈퍼콜라겐을 챙겨먹는다
앰플 형태라 흡수도 빠르고, 피부 보습도 되고,
비오틴이 탈모 예방에 좋다고 해서 매일 복용한다
콜라게을 먹는 나의 모습을 보며
장모님은 또 한소리한다
"남자가 무슨... 별 걸 다 챙겨먹어"
내가 먹는 건강식품까지 왜 참견이실까...
그냥 그러려니 좀 하면 안될까?
우리 집이다. 나와 와이프의 집이다
왜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집을 바꾸고, 우리 생활 패턴까지 관여하는지 알 수가 없다
우리도 성인인데, 집의 구조를 바꾸려면
최소한 허가는 아니더라도 의사는 물어봐야 하지 않나?
오히려 장모님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다
불편한 이야기지만
아마 우리 엄마가 가구 위치 바꿨으면
시월드니, 고부갈등이니 하며 반응이 뜨거웠을 것이다
그런데 같은 행동을 해도 장모님이 하면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반응들을 보면 참 안타깝다
화가 나서 밖에 나오니
우리 집 앞에 처갓집양념치킨이 보인다
처갓집... 갑자기 숨이 막히고 캄캄해지는 단어다
아.. 저 집에선 치킨 먹지 말아야겠구나...
와이프를 아무리 사랑해도 장모님의 행동을 사랑할 수 없고
아무리 잘해줘도 장모님은 우리 엄마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