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딱 한 병만 더 마시자
판타지와 현실의 차이
"오빠 딱 한 병만 더 마시자"
남자들이 꿈꾸는 멘트일 것이다
잘 놀지만 나하고만 잘 노는 여자
남자들의 이상형일 것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도 과연 그럴까?
실제로 그런 여성을 만나 보았다
"오빠 한 병만 더 마시자"
"이미 소주 4병 먹었어"
"그래도 지금 분위기 좋잖아 오빠 한 병 더~~"
라고 하며 취해서 별 애교를 다 부린다
여자 친구의 취한 모습의 애교는 너무나도 귀엽지만
나의 주량은 그 애교를 받아주기에는 이미 한계를 넘었다
이제 그만 집에 가자..
나는 조금 더 발전할 우리 관계를 위해 집에 가고 싶었다
술을 먹는 것은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MSG인데
지금 과도한 술로 나의 계획이 어긋나고 있다
술을 너무 좋아했던 그녀
처음에는 재미있었다
같이 술 마시고 노는 것이
뭐 데이트라고 할 것도 없고
메뉴가 중요하지도 않고
멀리 갈 필요도 없고
집 앞 곱창집이면 모든 데이트가 충분했다
그 곱창집.. 망할 곱창집
집에서 걸으면 3분인데,
그 3분을 소주 한 병 더 마시냐고 못 걸어갔다
뒹굴고 기어갔다
결국 집에 같이 왔지만
취사량을 넘은 술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잠들었다
이런 일을 몇 번 반복되니
이 여자를 계속 만나다가는
내가 40살도 되기 전에 요절할 거 같았다
그래서 내가 살기 위해 헤어졌다
그리고 지금 와이프를 만났다
우리 와이프는 술을 한잔도 못한다
술 먹는 여자에 이미 질려버렸던 나는
술 안 먹는 와이프가 너무 좋았다
그녀를 원망한다
그녀때문에 지금 와이프를 선택한 것이다
단지 술 안먹는게 너무 좋아서
술먹는 여자에 질려서..
그러나 적당히라는 말이 왜 필요한 지 알았다
술도 적당히..
가끔 기분 내고 싶은 날도 있다. 적당히~~
그런데 술 한잔을 완강히 거부하는 와이프
집에서 아이들만 돌보다 보니
더욱 술자리 할 일도 없고
그래서 술 한잔이 주는 재미를 모른다
오늘도 나 혼자 핸드폰을 보며
캔맥주 하나를 따서 마시고 있다
집에서 적당히 술 한잔 마시며 대화하고 싶다
그러나 와이프는 이런 나의 마음을
공감하지 못한다
이전이나 지금이나 집에서는 나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전 여자 친구와는 지나친 술로 꽐라 돼서 못했고
지금은 와이프가 공감을 못해 못하고
나는 왜 이렇게 너무 극단적인 사람들을 만났을까
양 극단의 사람들은 매력이 있다. 재미있다
단지 가끔 만나면.....
결혼은 현실이다
매일 봐야 한다
적당히 즐길 줄 아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혼자 집에서 캔맥주 한잔 마시는데
갑자기 그녀가 생각났다
그녀는 아직도 그 곱창집에서 술 먹고 있을까?
한 병만 더... 하면서?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