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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gito Jun 24. 2024

몰타에서 생긴 일 part 4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각자 가는 길이 다르다는 걸 느꼈을 때..

이별을 예감할 때..

모든 것이 미워 보이고, 잘해주기 싫을 때..

아니 어쩌면 일부러 무뚝뚝하게 하고 있을 때..


항상 약속시간에 늦었던 그녀...

3시까지 집 앞으로 갈게..라고 하면

항상 30분 늦게 나와서

나를 30분 기다리게 하던 그녀..


그날은 헤어지자고 말하려고 만나러 가는데

그날따라 추운 날씨임에도 손을 비비며

먼저 나와서 나를 기다리며 반갑게 인사할 때..

차마 헤어지자는 말을 못 했다


이별을 알지만, 이별을 하기에는 용기가 없었다

시간은 자연스럽게 이별을 대행 서비스를 해준다

우리는 비행기표가 이별을 대행해 줬다


나는 한국에 돌아가야 했기에..

1년 전 예매한 티켓은 만기일이에..

에미레이트 항공사가 이별을 대행해 줬다


한여름밤의 꿈처럼

철없던 시절 여행지에서 만난 인연인가?

결국 현실로 돌아가서 각자 정해진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

떠나는 날이 다가올수록 심정은 더욱 복잡하고

그녀에 거 툴툴대며 자상하게 대해주지 못했다.

그럴수록 그녀의 눈물은 더 많아져갔다


얼마 남지 않은 소중한 시간이었는데

그 시간을 그녀와 멀어지려 하는데

사용한 것이 후회스럽다

더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데 사용할걸...

어쩌면 소중한 추억을 위해 사용했으면

이별은 더욱 큰 아픔으로 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별이 아픔을 가져오기에..

추억은 더 큰 아픔을 가져오기에..

추억을 안 만든다는 것은 어리석었다

끝까지 최선을 다했어야 했는데

그 아픔도 소중한 추억이었을 텐데

그때는 그 소중함을 모른 체

이별의 순간이 빨리 오기만을 기다렸다

내가 아파할 것이 두려워서..

지금 생각해 보니  나는 끝까지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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