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운동
경비원의 평균 연령은 높은 편이다. 직장을 다니다 혹은 자영업을 하다 자의든 타의든 그만둔 후에 경비원으로 입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50 후반대인 내가 경비팀에서 막내 격이니 이를 증명한다.
요즘 세상, 60이면 이제 한참이고, 젊다고들 한다지만 그래도 나이는 못 속인다.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해 소화가 덜 되고, 동작 굼뜨고, 예전에 비해 추위도 많이 타고, 기억력 떨어지고 뭐 하나 멀쩡히 움직이는 게 없다. 라면 2~3개도 거뜬히 먹었는데 이제는 한 개 먹기도 벅차다며 서글픈 표정 짓는 동료를 보면 덩달아 마음이 먹먹하다. 당연히 제일 관심사는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이다.
이런 이유로 집이 가까운 경우 운동 삼아 걸어오거나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도 있다. 그게 불가능한 경우 본사에 있는 헬스장이나 수영장을 이용해서 운동을 한다. 그렇지만 본사 직원들 복지 차원에서 운영되는 것이라 경비원 입장에서는 선뜻 이용하기가 조심스럽다. 눈치가 보인다. 본사 직원들이 퇴근한 늦은 저녁이나 공휴일 근무 때 간혹 이용하곤 한다.
그래서 아예 마음 편하게 집 근처 헬스장을 다니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헬스장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가 대부분이어서 이를 이용하면 무척 편리한 데다 가격까지 저렴하다. 게다가 교대 근무의 장점이 있어서 조간 근무 후 퇴근길에, 석간 근무나 야간 근무 출근 전에 운동하면 좋다. 이 시간대는 헬스장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어서 아주 쾌적하다. 의외인 것은 비슷한 연령대의 동네 아저씨들이 많다는 점이다. 다들 나처럼 경비원인가,라는 추측을 해보고 씩 웃는다. 남자 나이 50 중·후반이면 직업 선택의 폭이 엄청 좁아서 청소나 경비 쪽 밖에 없는 웃픈 현실에 날리는 썩소(?)다.
헬스장 말고 운동 클럽을 다니는 사람도 많다. 대표적인 게 배드민턴이다. 4게임 쳤더니 무릎 아파서 혼났다고 말하면서도 도내 배드민턴 대회를 앞두고 연일 맹훈련한다는 D조 반장은 정년을 앞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건장하다. 구력도 상당하다. 수십 년 구력의 거의 프로 수준이라고 옆에서 귀띔해 준다.
러닝도 대세다. 2시간 꾸준히 뛰었더니 한 달 만에 무려 3kg 빠졌다는 B조 반장은 요즘 뛰는 사람 엄청 많다며 나보고 한 번 뛰어보라고 권유한다. 막상 손사래 쳤지만 헬스장 트레드밀에서 조심스레 뛰어 보았다. 서너 차례 뛰었더니 숨차고 다리 아팠지만 상쾌하고 기분 좋았다. 내친김에 스텦밀(속칭 천국의 계단)까지 올라탔다. 결국 사달이 났다. 자고 났더니 걸을 때 무릎이 아팠다. 파스 붙이고 2~3일 지나도 낫지 않았다. 절뚝거리는 나보고 B조 반장이 왜 그러냐고 물었지만, 차마 말하지 못했다. 내 몸무게는 줄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