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일기 24
라면을 좋아한다. 1년으로 따지면 어림잡아 100 봉지 이상 먹는 것 같다. 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가 2024년 기준 각국의 1인당 연간 라면 섭취량을 발표한 결과 우리나라는 연간 79개로 전 세계 2위다.* 무한 경쟁, 주입식 교육의 병폐에서 못 벗어난 나. 할 거면 1등 해야지, 아까비 한다.
누구냐, 더 먹은 녀석, 아니 나라. 81개를 먹은 베트남이다. 개인이 아니라 국가로 눈을 돌리면 아무래도 인구 많은 걸 이길 재간이 없다.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순이다. 이건 넘사벽이다.
평균보다 20 봉지 더 많이 먹는다니, 먹는 것에 나는 진심이다. 그렇지만 전문가가 지적했듯이 라면은 나트륨이 많은 식품이다. 자주 먹으면 당연히 혈압에 좋지 않다. 뿐인가. 팜유로 면을 튀긴 거라 혈관 건강에도 좋지 않다. 게다가 라면만 먹는다면 영양불균형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그래서 계란, 콩나물, 두부 등을 곁들이길 주문한다. 계란까지는 좋다. 콩나물, 까짓것 양보할만하다. 그런데 두부라니, 고개가 갸우뚱거린다. 그럼 이것은 라면인 건가, 아닌 건가? 정체성 혼란이 온다.
면을 뜨거운 물에 미리 한번 데친 후 끓인다면 기름기를 제거해서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오! 잠깐만. 이건 양보가 곤란하다. 그럼 대체 국수랑 뭐가 다른겨? 물 위에 동동 뜬 샤방샤방 영롱한 기름끼 있는 라면을 포기한다면 나는 라면을 먹지 않으리, 단식 투쟁이다. 라면을 라면답게 하라. 세계라면팬클럽 일동.
*헬스조선, 한국인, 1년에 라면 79개 먹어” 전세계 2위… 1위 국가는 어디?, 2025년 10월 13일 기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