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일기 27
카운트다운 돌입.
올해도 불과 4일밖에 남지 않았다. 일이 제대로 손에 잡히지 않는다. 연말인 데다 다른 지사로 전근 가고, 정년 퇴직하는 직원들로 경비실은 묘한 들뜸과 기대감, 그리고 새로 올 직원들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게다가 새로 근무조가 편성되면서 직원들의 대이동을 앞두고 있어서 마음이 분주하다. 각 조마다 대이동의 상황은 다른데,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정년 퇴직자만 있는 조
2. 전근 가는 직원만 있는 조
3. 조가 바뀌는 직원만 있는 조
4. 정년 퇴직자와 조가 바뀌는 직원 있는 조
5 전근 가는 직원과 조가 바뀌는 직원이 있는 조
다양한 이별을 앞두고 송별회가 열린다. 송별회는 근무 끝나고 회사 밖에서 소주 한 잔 하면서 그간의 회포를 푸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경비실에서 조촐하게 열린다. 조촐하다는 것은 교대 근무 특성상 전 직원이 모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용한 휴일 근무 때 같은 조 3명이 중국집에서 탕수육 등 요리를 시키거나, 피자나 치킨을 배달시켜 시원한 음료로 건배하며, 경건하고 검소하게 치르게 된다.
지난 1년간 같이 지내면서 생긴 일들을 주마등처럼 회상하면서 서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이별의 아쉬움을 달랜다. 다시 만나기는 어렵겠지만 건강과 행복을 기원해 준다.
송별회와는 별개로 떠나는 직원이 인사 겸해서 먹을 것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경비실은 때 아니게 먹을 게 풍부해진다. 떡, 과일, 롤 케이크, 음료, 피자 등등. 입에서 먹을 게 끊어지질 않는다. 그래서 연말에는 항상 살쪄 큰 일이라며 농담 삼아 말하곤 한다.
새해가 밝기 전 경비실은 이렇게 사람들을 보내고, 또 새롭게 올 사람들을 맞이할 준비를 매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