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로또 순례Ⅲ
로또 1등 당첨 후기에는 좋은 꿈을 꾸고 당첨되었다는 사례가 많다. 특히,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꿈에 나타나 번호를 콕 집어 주거나 선물을 주었다는 경우가 종종 등장한다. 왜 아부지나 엄니가 아니고, 할아버지, 할머니일까. 그렇다. 내 경험상으로도 떼쓰면 돌아오는 게 엄니한테는 볼기짝 맞는 게 기본이다. 반면에 할아버지, 할머니한테서는 높은 확률로 갖고 싶은 것을 가지게 된다. 아마 그런 무의식이 작용했으리라. 하지만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는 장손임에도 아직 내게 오시지 않았다. 오매불망 나는 여전히 기다린다.
간밤 꿈이 좋았다. 할아버지 꿈은 아니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회장이 나타났다. 내게 말을 걸었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없다. 그분께서 웃으며 나에게 한참 말을 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유명 배우가 꿈에 나타나 복권 샀더니 1등 당첨되었다는 후기도 있으니 이 얼마나 길몽이란 말인가. 빙고! 로또 사러 나서 본다. 두 곳이다.
자주 가던 곳이 아니다. 집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 좀처럼 가기 힘든 곳이다. 6km. 거리가 먼 것은 아니지만 걷기 좋은 코스가 아니다. 차로 가면 대략 20분 정도 걸린다. 금방이다. 먼저 들른 곳은 수원에서 두 번째로 1등 당첨이 많이 된 곳이다.
가는 곳에는 온수골 온천이 있다. 땅을 파다 보니까 온수가 터졌다는 곳이다. 대형 마트가 함께 들어서 있다. 복권방은 그 옆에 있다. 한쪽에서는 온천이 터지고 그 옆에서는 잭팟이 터지고, 축복받은 땅이다. 그래서인지 이름도 명당골 복권방이다. 복권방은 작다. 서너 평 남짓. 끊임없이 복권 사는 사람들이 들락거린다.
온천과 복권방이 붙어 있는 곳은 또 한 곳 있다. 이번에는 수원 서쪽. 지하철 1호선 성균관대역. 지하철을 나오면 바로 북수원온천이 있다. 그곳으로부터 100m쯤 성균관대 방면으로 내려오면 복권방이 있다. 수원에서 다섯 번째로 1등이 많이 된 곳. 대박로또 복권방이다. 전문가들은 온천이 터지는 꿈은 큰 재물이 들어오는 조짐이라고 말한다. 이런 것을 보면 온천과 복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모양이다.
그렇지만 나의 복권은 말짱 꽝이었다. 쩝.